
우두도는 남쪽의 큰 섬과 북쪽의 낮은 돌섬인 작은 섬사이에서 길이 100m~150m, 폭 50m의 규모로 형성되어 있는 자갈해빈이 두 섬을 이어놓은 곳으로 특이하다.
동쪽해안에 마치 주상절리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수직 기둥들은 응회암에 발달된 수직절리들이 차별 침식되어 남아있는 것으로 곰솔림과 동백, 노란 꽃망울의 기린초와 붉은 빛이 도는 황색 홍도원추리와 조화를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섬과 섬사이에 펼쳐있는 크고 작은 몽돌을 밟으며 걷고 있노라면 금새 자신을 잊어버리는 무아의 경지에 도달한 듯 신비함 그 자체이다.
이른 아침 신대산 정상에 오르면 1801년 신유박해시 대정골로 귀향길에 오른 정난주 마리아가 두 살난 아들 경한을 내려놓은 예초리 물생이끝 바위가 숙연함을 더해주고 두령여, 개린여, 상섬, 덜섬, 구멍섬, 큰 미역섬, 작은 미역섬, 시루여, 추자 제10경 망도수향의 보름섬과 멀리서 해무와 구름에 가려있는 보길도가 깊은 밤부터 새벽까지 우두도에 걸칠 붉은 태양을 맞을 준비를 하다가 지쳤는지 고요하기만 하다.
동쪽하늘 서서히 구름이 붉게 물드는걸 보면 분명 저기로 태양이 솟아 오를 것 같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두 손으로 보다 듬으면서 눈을 잠시 감아보는 사이...
짧은 순간의 여명(黎明)과 박명(薄明)의 빛깔에서 수평선과 일체가 되어 활활 타오르는 태양이 구름과 우두도에 살짝 걸치면서 추자 제1경 ‘우두일출’의 장엄함을 연출한다. 어느새 붉은 해는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높게 또 밝게 세상을 비추고 우리는 또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누군가 바다도 섬도 깊이 볼수록 아름다움을 느낀다고 했던가!
새 해를 시작하는 그 날이 아니더라도 우리 가끔 외롭고 지쳐있을 때 환상의 섬 추자, ‘소머리 섬’ 우두일출을 바라보며 경건한 마음으로 모든걸 내려놓고 하고 싶은 일, 소망하는 일 등을 가슴에 새기면서 붉은 태양과 하나 되는 소중한 시간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