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추자와 하추자가 품고 있는 17.7Km의 숲길과 바닷길을 따라가면 아름다운 풍경과 추자도 사람들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발길을 이어갈 때마다 눈길을 달리할 때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깜찍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그 길을 걷노라면 수줍은 듯 숨어있는 추자도의 속살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봉골레산, 묵리고개, 신대산, 돈대산 등 봉우리를 여러차레 오르내린다. 묵리고개에서 바라보는 추자도 앞바다와 잘 다듬어진 몽돌로 어우러진 모진이 해안, 아름다운 해안선과 기암절벽이 조화를 이루는 석두머리, 마치 베트남 하롱베이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나바론 절벽, 추자도 해안 절경을 두 눈에 가득 담고 걸을 수 있는 예초리 기정길,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직구낙조, 작지만 아기자기한 등대산 공원은 도시에 찌들어진 내 영혼을 맑게 씻어준다.
추자도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는 하추자에 위치한 돈대산 산책로와 상추자에 위치한 등대 전망대가 있다. 해발 164m의 돈대산 정상에선 매해 1월1일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돈대산 능선길에서 조망되는 상추자 전경은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케한다.
맑은 날에는 보길도가 아스라이 보이고 남쪽 섬너머로 한라산이 눈에 잡힌다. 제주도의 최북단에 위치한 추자도 등대는 제주해협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밤길을 안내하는 길라잡이이다. 상추자의 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어 추자군도의 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마치 춤사위를 보는듯한 상추자와 하추자를 감싸안은 40여개의 섬들은 빼어난 절경과 독특한 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보일 듯 말 듯 다가선다. 그중에서도 추자10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를 보면서 명상에 잠기면 잔잔한 음성의 시가 저절로 흘러 나온다.
최영장군사당, 추자처사각, 순효각, 황경한의 묘, 영흥리 항일운동비, 추자돌로 닿은 돌담길을 지나면서 추자역사를 생각하게 한다.
조선정조때 유배되어온 안조환이 만언사에서 추자도를 천작지옥이라고 했다. 어느 누가 이제 추자도를 천작지옥이라고 하겠는가! 꼭 한 번 가고 싶은 섬, 머물고 싶고 싶은 섬, 다시 찾아오고 싶은 섬이라고 불러도 과장이 아닐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