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선천적으로 왜소증을 가지고 태어난 지체1급 중증장애인이다. 이에 몸과 키가 왜소하고 손가락이 짧아 비장애인에 비해 처리속도가 조금 늦을 뿐 큰 불편함은 없었다. 하지만 주위의 시선과 편견은 늘 나를 움츠러들게 하였다. 이런 나를 일반계 초 중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비장애인들과 어울리고 경쟁하며 좌절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며 살아갈 수 있게 뒷바라지 해주신 분이 우리 부모님이시다.
대학을 졸업하고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힘들어 할 때 부모님은 나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직업훈련교육기관을 손수 알아봐 주셨다. 주저앉아 포기하지 말고 서서히 나의 능력을 키우라는 의미셨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3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곤 한다. 나는 그 3번의 기회 중 2번을 잡았다. 첫 번째는 6년 2개월 동안 사회복지사로 근무한 것이고 두 번째는 이 경험을 살려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써 공직에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이었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 임용 후 기본적인 지침과 각종 자료집을 숙지하고, 기본교육을 이수하고 나니 훌쩍 2개월 공직생활이 지나갔다.
짧은 공직기간을 경험한 나로서는 공무원으로써의 거창한 긍지와 사명감 같은 건 아직 그리 크지 않다. 다만 비장애인에게 뒤지지 않는 청렴하고 열심히 하는 공직자 상을 보여주고 싶다.
나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도움이나 동정이 아닌 서로 공유하며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동반자라는 생각을 동료들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나의 좌우명처럼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쉬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리라 다짐을 해 보며 오늘도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