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꽤나 긴 시간을 이동한 끝에 도착한 필리핀. 우리는 필리핀의 일로일로에 있는 한 어학 연수원에서 겨울방학 3주를 보내게 되었다.
솔직히 처음 일로일로에 도착했을 때 내가 이곳에서 제대로 생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더운 날씨나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 대한 걱정보다도 필리핀 현지 선생님들과 하루종일 영어로 소통하며 공부해야 한다는 게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첫 1:1 수업은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선생님의 질문에 짧은 대답만 하며 어색하고 쑥스럽게 지나갔다. 3주 동안 아침 8시부터 하루 8시간을 이렇게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힘겹게 느껴졌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처음 했던 걱정이 무색하리만치 필리핀 생활에 잘 적응되었다. 바로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대화하라고 격려해주신 필리핀 현지 선생님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연수 마지막 즈음에는 부담스럽기만 했던 수업들이 웃고 떠드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즐거웠고, 항상 숙소에서 같이 생활했던 스테잉 튜터는 친언니처럼 느껴졌다. 특히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영어 프리젠테이션도 여러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주말마다 이루어졌던 여러 체험 활동들은 주중에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훌훌 털게 해주었다. 특히 세계3대 해변으로 꼽히는 보라카이 체험은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친구들과 스노쿨링을 하며 보낸 잊지못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외에도 현지 마트에 가서 화장지, 슬리퍼, 간식거리 등 필요한 물품을 사기위해 입안에서만 맴돌던 영어를 용기있게 말하며 원하는 물건을 샀을 때의 뿌듯함도 잊지 못할 것이다.
필리핀 어학원에서의 모든 과정을 끝마치고 홍콩과 마카오에서 2박 3일 동안 짧은 여행을 했다. 홍콩과 마카오는 순박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필리핀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이번 연수를 통해 가장 좋았던 점은“영어”라는 언어에 대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문법 위주로 영어를 배울 때와 달리 말하고 듣기 것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었다는 게 제일 큰 장점이었다.
한 달 여 간 부모님과 정든 학교 친구들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하는게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다른 문화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했던 2015년 2월은 내 평생 기억에 남을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동계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권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해주신 서귀포시와 (재)서귀포시교육발전기금 관계자 분들, 연수기간 내내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Grammar의 Jun Mark 선생님, Conversation의 Melonie 선생님, Interactive의 Algin 선생님, Speaking의 Mike Brooks 선생님, Speech의 Sandy 선생님, Vocabulary의 Rodrigo 선생님, Writting의 Natalie 선생님, Reading의 Kreisha 선생님 그리고 함께 생활했던 Mary June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