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06-09 15:07 (월)
[기고]제 집도 못 찾는 담배꽁초의 처량한 신세!
[기고]제 집도 못 찾는 담배꽁초의 처량한 신세!
  • 영주일보
  • 승인 2015.03.10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익재 제주시 노형동주민센터 생활환경담당

▲ 양익재 제주시 노형동주민센터 생활환경담당
요즘 들어 우리 생활주변에서 쉽게 목격되는 길 잃은 담배꽁초의 서글픈 모습들이 왜 이다지도 애처롭게 다가오는 것일까?

아마도 제 갈 곳을 못 찾는 처량한 신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원인은 담배꽁초가 가야할 곳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인도하는 양심 없는 주인 탓임에 틀림없으리라.

그렇게 흡연자의 가슴속 따뜻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가 제 한 몸을 불사르며 흡연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난 뒤에는 푸대접을 받으며 제 집에도 못가고 차창 밖을 통해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길거리에 내팽개쳐져 지나치는 자동차 바퀴에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죽임을 당한 후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납작한 모습으로 겨우 수거되어 쓸쓸히 사라지는 모습이며, 또는 음식점 입구에서 삼삼오오 모여 정다운 얘깃거리를 제공하는 환각제로 제 역할을 다하다가 결국에는 버림받아 오고가는 사람들의 발자국에 짓밟혀 비참한 최후를 맞는 담배꽁초 내 신세는 언제쯤이면 대접받고 내가 가야 할 안식처로 인도 될 런지 개탄스럽기만 하다.

그래도 그전까지 내 몸값은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즐겨 찾는 처지였지만 지금은 어엿한 식사 한 끼의 값과 견줄 수 있는 값어치 있는 비싼 몸으로 대우받는 처지가 되었다.

그런 내 위치를 생각해서라도 쉽게 홀대하지 말고 나를 필요로 해서 욕구를 채운 만큼 내 분신인 담배꽁초가 가야할 재떨이나 쓰레기통으로 정중히 인도하여 안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나를 가슴속에 품어 애지중지 하던 마음처럼 최후에도 길거리 아무데나, 혹은 아무 곳도 볼 수 없는 암흑의 세계 은폐된 장소나 역겨운 냄새까지 진동하는 하수구 통 깊숙한 곳까지 몰래 버려져 내 실체를 찾지 조차 못하는 신세가 되게는 말아 달라는 당부를 드린다.

이제는 어엿한 귀하신 몸이 된 만큼 피우고 난 뒤의 담배꽁초 대우도 격에 맞게 내 보금자리인 쓰레기통으로 돌려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퍼블릭웰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58266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남광로 181, 302-104
  • 제호 : 채널제주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47
  • 등록일 : 2013-07-11
  • 창간일 : 2013-07-01
  • 발행인 : 박혜정
  • 편집인 : 강내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내윤
  • 대표전화 : 064-713-6991~2
  • 팩스 : 064-713-6993
  • 긴급전화 : 010-7578-7785
  • 채널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채널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hannel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