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협의회(회장 고충석)·제주문화서포터즈(회장 양의숙)·제주매일(대표 장동훈)·제주투데이(대표 김태윤)가 공동으로 주최한 ‘원도심 살리기 성찰과 제언’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1월 29일 오후 3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양길현 제주대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김태일 제주대학교 교수는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의 도시개발은 시각적인 아름다운 공간을 고민할 뿐 의미 있는 공간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다”면서 “옛 것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높여야 함에도 개발위주의 도시개발 정책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제주의 경우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 마다 대규모 개발 사업위주의 도시 재생 정책이 진행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도시재생은 과거로 회귀하자는 게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지역 마다 갖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요소와 역사의 흔적들을 재발견, 다양한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원도임 재생의 개념정립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수립,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토론이 열렸다. 이날 토론의 좌장은 김수종 전 한국일보 주필이 맡아 진행됐으며, 토론자로는 강문규 한라산생태연구소장, 강승호 전 경기대학교 교수, 김양순 제주아동심리상담센터 소장, 김용미 서울시 공공건축가(금성건축 대표), 김태일 교수 등이 참석했다.
토론에 앞서 강수종 전 주필은 “제주성안에 대한 과심이 높고, 문화적으로 살려야겠다는 생각도 많지만 이런 향수가 없는 젊은 세대들은 제주시청 대학로가 추억이 된다”면서 “결국 세상을 변하는 것이다. 도시는 문명의 가장 중요한 삶의 현장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토론에선 원도심 재생 및 개발 사업에 주민 스스로가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문규 소장은 “역사 외곡과 공간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선 옛 기억의 장소들을 살리기 위한 시대별 조사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시민 스스로 (역사를)지켜나가야 한다는 의식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승호 전 교수는 “현대의 도시개발은 ‘국토계획과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추진되며,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재정비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재개발·재건축을 하는 것”이라며“반면 도시재생은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원도심 주민들이 주체가 되는 민간이 중심의 ‘(가칭)제주원도심재생위원회’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것”고 강조했다.
김용미 공공건축가는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선 문화를 이식하는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면서 “더불어 렌터카 위주의 관광을 지양하고, 걷는 분위기 조성에 주민 스스로가 참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