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문 후보 측은 대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단 전원 사퇴를 추진하고 있다.
문 후보가 아직 사직서를 수리하진 않았지만 이미 안 후보와 합의한 국민연대 방식의 새로운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기 위해선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평이 많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선대위원장단 사퇴는 최소한의 조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통해 문 후보 측은 본부장 3인 등을 포함한 안 후보 캠프 주요 인사들을 통합 선대위에 포함시키는 등 방법으로 양 진영 간 인적 통합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캠프 간 인적통합은 안 후보 지지자들에게 화해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양 세력간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안 후보의 사퇴 후 반감을 느끼는 지지자들을 보듬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 후보 측은 중도층으로 대표되는 안 후보 지지자를 '안 후보를 좋아하는 안 후보 지지자'와 '박근혜 후보가 싫어 안 후보를 택한 지지자' 등 두 부류로 나눠 각각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후보가 싫어 안 후보를 택한 지지자'들의 경우는 현재 지지할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므로 최대한 빨리 문 후보 쪽으로 끌어안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다만 '안 후보를 좋아하는 안 후보 지지자'들을 문 후보 쪽으로 끌어오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과제다. 실제로 이들은 안 후보 외에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거나 단일화협상 과정상의 문제를 놓고 문 후보를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안사모' 등 지지모임이 일제히 안 후보 사퇴에 반발한 점, 영화배우 유아인씨가 트위터에서 "안철수 비난한 것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만족스럽냐. 권력을 내려놓지 않은 것은 야권 또한 마찬가지"란 글을 올려 꼬집은 점 등이 안 후보 지지세력의 문 후보에 대한 반감을 짐작케 한다.
이처럼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안 후보 열혈지지층을 포섭할 수 있는 인물은 안 후보 본인밖에 없다는 것이 문 후보 측의 분석이다.
이같은 분석 하에 문 후보는 지방에서 휴식을 취한 뒤 돌아온 안 후보와 만나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의 공식기자회견이나 두 후보의 공동유세 등을 통해 안 후보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다는 것인 문 후보 측의 예상이다.
이외에도 문 후보 측 관계자들은 선거구도를 '문재인 대 박근혜'로 하루빨리 전환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박 후보를 공동의 적으로 만듦으로써 문 후보 지지자들과 안 후보 지지자들 간 갈등을 희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상황 역시 '문재인 대 박근혜' 구도를 통해 '중도·진보 대 보수' 구도를 만들기에는 적합한 지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후보 사퇴 전까지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후퇴된 공약을 내놓으면서까지 보수층 결집에 나서고 '우향우' 행보를 해왔기 때문이다.
박 후보의 입장변화 탓에 일시적으로 무주공산이 된 중도층을 문 후보가 반드시 선점해야한다는 견해가 민주당 내에서 점차 힘을 얻고 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