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문 후보 적극 지원여부 주목…신당창당 통해 차차기 겨냥 가능성
''안철수 현상''으로 정치권에 돌풍을 일으켰던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 9월19일 출마선언을 한 지 두 달여 만에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면서 향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 후보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을 하겠다"면서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당초 안 후보는 "강을 건넜고,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며 완주 의사를 밝혀왔던 터라, 이번 사퇴 결정은 다소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뒤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고 곧바로 회견장을 벗어났다. 그만큼 복잡한 심경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안 후보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향후 행보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단일화 협상 과정을 거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사퇴''를 결단해야만 했던 상황을 추스르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안 후보가 단일후보를 양보한 문 후보를 도울지 여부도 관심이다.
안 후보의 이날 기자회견문에는 문 후보를 직접적으로 돕겠다는 말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퇴가 ''패배''가 아닌 깨끗한 ''승복''으로 비쳐지기 위해서라도 문 후보를 도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 후보도 이날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이라면서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서 저를 꾸짖어 주시고 문 후보께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문 후보를 돕는다고 해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않다. 단일화 협상 과정을 거치면서 두 후보간 감정의 골이 상당히 깊어졌기 때문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는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민주통합당과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고 느껴 사퇴 결심을 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민주당과 새 정치를 위해 보조를 맞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 후보 측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서둘러 안 후보와의 관계회복에 나섰다. 진성준 대변인은 "안 후보께서 정권교체를 위해 큰 결단을 해 주셨다. 우리 모두가 안 후보께 큰 빚을 졌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문 후보는 큰 결단을 해주신 안 후보께 빠른 시간 내 가장 정중한 예의를 갖추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문 후보도 본인의 트위터에 "안 후보님과 안 후보님을 지지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안 후보의 향후 정치 행보도 주목된다. 안 후보는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진심으로 새 시대, 새 정치를 갈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 몸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대선 이후 자신의 ''새 정치''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신당 창당을 비롯한 정치세력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발판으로 차차기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는 향후 2~3년 정도는 내공을 쌓은 뒤 신당 창당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서울=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