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곡을 찌르는 발언으로 민주당 내에서 공격수로 통하는 '박 남매', 즉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과 박지원 원내대표가 그들이다. 후보 단일화가 18대 대선 최대 변수로 꼽히는 상황에서 이들과 안 후보의 만남에 자연스럽게 이목이 쏠렸다.
안 후보와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CEO포럼에 나란히 참석했다.
어색한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듯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안 후보에게 "머리를 가꾸신지는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고, 안 후보는 "하고 싶어서 하는 머리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머리를 감고 말린 스타일"이라고 답했다.
현장에서 MBC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자 손석희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한 뒤 자리로 돌아온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손 교수가 단일화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며 "지금 저한테 모두 뭐라고 하시냐면 '잘돼야 할텐데', 전부 그 얘기만 하시더라"라고 말했지만 안 후보는 웃음만 지었다.
이에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제가 단일화 경험자 아닙니까,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때…"라고 다시 한번 말을 꺼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역시 "네"라고만 짧게 답했다. 이날 두 사람은 3번의 악수를 나눴다.
하지만 결국 깊이 있는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식전 인사에서 한 번 더 '손 교수가 단일화에 대해 묻더라'며 '간접 질문'을 했지만 안 후보는 말을 아꼈다.

지난 31일 안 후보와 박 원내대표의 만남도 비슷했다. 두 사람은 이날 뉴시스 주최 '2013 넥스트 소사이어티' 포럼에서 한 테이블에 앉았다. 두 사람은 웃으며 악수를 했지만 행사 진행 중에는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30분 가량 시간이 흐른 뒤 안 후보가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자 박 원내대표는 안 후보와 다시 한 번 악수를 나누며 "박선숙은 잘합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안 후보는 웃으며 "예예"라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안 후보 캠프의 허영 비서팀장에게도 악수를 권하며 "잘하지"라고 물었다.
박 원내대표가 안부를 물은 안 후보 캠프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민주당을 탈당한 후 '안 후보의 사람'이 됐다. 박 공동선대본부장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으로 불려왔다. 허 팀장 역시 민주당에서 안 후보 진영으로 넘어온 인사다.
결국 몇 마디 대화로 이들의 만남은 끝이 났다. 한편 이처럼 '어색한 만남'에는 현장 분위기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취재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는 게 양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