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올해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여야간 접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군소후보들에게 돌아갈 표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8일까지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자는 총 8명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및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군소후보로 분류된다.
이중 '청소년지킴이' '청소년수호천사'로 불린 강지원 변호사는 지난 4일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대권가도에 매진중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를 지낸 바 있는 강 변호사는 매니페스토 정신에 입각한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건개 변호사도 지난 25일 대선후보군에 합류했다. 옛 자민련 출신의 이 변호사는 '국가기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보수표 끌어모으기에 열심이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이정희 전 공동대표와 민병렬 전 당대표 직무대행이 같은날 대선 출사표를 던지며 당내 경선에 뛰어 들었다. 두 후보는 추석 연후가 지난 뒤 지역 순회 유세와 토론회, 현장 방문을 통해 당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홍세화 진보신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도 지난 2일 "저 자신도, 당에서도 대선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지만 필요하다면 사회연대후보 경선에 몸을 내던지는 것을 고민하겠다"며 출마를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여기에 정운찬 전 국무총리의 출마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야권인사들이 출마선언을 할 때마다 찾는 장소인 '전태일 다리'를 지난 7일 찾아 전태일 동상에 헌화하는 등 그간 행보로 미뤄봤을 때 대권 도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연대 형식으로 특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게 되면 이들의 행보가 곧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올해 대선에서는 1위와 2위의 표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실제 여론조사에서 이들은 무시하기 어려운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다자대결에서 1위 박근혜 후보(35.9%)와 2위 안철수 후보(31.5%)간 지지율 격차가 4.4%포인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군소후보들이 가져갈 표의 영향력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역대 가장 치열한 대선 중 하나로 꼽히는 지난 16대 대선의 경우 제3후보인 당시 민노당 권영길 후보가 95만7148표를 얻어 1위 노무현 전 대통령과 2위 이회창 전 총재간 표 차이(57만980표)를 상회했다.
하지만 군소후보들이 유력후보와의 연대 없이는 독자적으로 대선판도의 캐스팅보트를 쥐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 변호사의 경우 보수층 중 박 후보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일부 유권자들을, 이 전 공동대표는 통합진보당의 고정 지지자 및 강경 진보층을 일부 흡수할 수 있겠지만 여야간 양자구도가 확정되면 유력 후보에게 표가 몰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수석전문위원은 "단일화 국면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여야간 양자구도가 형성되면 지지층이 결집세를 이루기 때문에 주요 후보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강화될 수 밖에 없다"며 "군소후보들의 지지율 자체가 대선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정승호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도 "선거국면이 심화되면 여야 지지층이 각기 똘똘 뭉치는데다 군소후보들은 앞으로 지지율을 반등시킬 만한 계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정도로 지지율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