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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사과... 朴, '아버지 무덤에 침 뱉기' 는 피해
과거사 사과... 朴, '아버지 무덤에 침 뱉기' 는 피해
  • 나는기자다
  • 승인 2012.09.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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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전 대통령시절 일 평가 전향적 자세 보였으나
직접적인 비판은 비켜가…'전략적 사과'비판도

▲ 【서울=뉴시스】권주훈 기자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기자실에서 5.16 과 유신, 인혁당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 역시 가족을 잃은 아픔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공식적인 사과의 뜻을 밝히고 허리굽혀 인사를 하고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24일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일어난 일들을 평가하는데서 기존 보다 한층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 점이 가장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들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과거사 논란에 대해 전격적으로 사과했다.

박 후보가 5·16부터 유신체제에 이르기까지 박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헌법적 가치를 훼손한 것'이라고 인정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가 유신시절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4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아버지 시절 여러 가지로 피해를 입으시고 고생하신 데 대해 딸로서 사과드린다"다고 말 하는 등 수차례 사과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과거 박 후보는 5·16에 대해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 않냐"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옹호했고 "공과(功過)가 함께 존재하는 만큼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 왔다.

구체적인 발언을 살펴보면 지난 7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에서 박 후보는 "안보적으로 굉장히 위험한 위기 상황에서 돌아가신 어버지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하신 게 아닌가 한다"며 "그 후에 나라 발전이라든가 오늘의 한국이 있기까지를 돌아봤을 때 5·16이 초석을 만들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8·20 전당대회에서는 "5·16에 대해 몇 년간 혁명으로 나온 적도 있었고 군사정변이라고 한 교과서도 있다. 쿠테타라고 한 교과서도 있다. 그렇게 좀 다양하게 기술돼 있고 바뀌어 왔다"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5·16을 '쿠데타', 유신을 '독재'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헌법가치의 훼손'이라고 평가한 것은 기존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 【서울=뉴시스】권주훈 기자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서 과거사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가진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박 후보가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고 말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박 후보는 그간 유신시절 피해자들에 대해 "본의 아니게 불행을 당한 분들"이라고 사과해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이라는 대의하에 발생한 '불가피한 희생'이라는 느낌을 갖게 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당위적 측면에서 목적과 수단의 선후관계를 분명히 함으로써 과거사에 대한 자신의 입장변화에 진정성을 더하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가 이날 "건국 이후 반세기만에 산업화와 민주화에 동시에 성공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같은 성취를 이뤄 낸 국민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의 경제발전 성과를 국민들에게 돌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박 후보는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비켜갔다. 그는 "5·16 이후 아버지는 다시는 나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어야 한다고 하셨고 유신은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고 하셨다"며 "후일 비난과 비판을 받을 것을 아셨지만 반드시 국민을 잘 살게 하겠다는 간절한 목표와 고뇌는 진심이였다"고 옹호했다.

특히 그는 기자회견 말미에 "국민들이 제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딸인 제가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자신의 고민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로서 이 자리에 섰다"는 박 후보가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 후보가 부동층 흡수를 위해 유신체제의 과오는 인정하면서도 고정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은 옹호하는 '전략적 사과'란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은 "국민들은 박근혜 후보가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헌정파괴행위를 옹호하고 피해자들을 모독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일반적인 상식과 이성의 회복을 바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도 "대통령 후보로서의 평가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음에도 스스로 아버지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민중의 고통을 개인사로 치환한 점도 국면 전환용 감성전략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꼬집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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