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를 이용한 불법 도박이 활개를 펴고 있다. 유명 카페가 불법 스포츠토토의 홍보장으로 이용되는가 하면 청소년들이 아무런 제지없이 가입해 도박을 즐기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지방경찰청은 10일 해외서버를 통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황모(29)씨를 도박개장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 등은 올 해 4월께부터 9월4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고급 빌라에서 컴퓨터 8대를 설치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버는 홍콩에 뒀다.
이들은 국내외 스포츠 경기의 승무패에 최소 5000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1일 300만원) 베팅하게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5억원 상당의 도박을 하도록 했다.
특히, 황씨 등은 회원 수가 3만명에 이르는 유명 인터넷 카페를 200만원에 인수한 후, 카페 운영자의 권한으로 회원들에게 비밀리에 도박사이트를 홍보하기도 했다.
카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유명 패널(스포츠 경기의 결과 적중률이 높은 분석가)을 모집해 조직적으로 카페를 운영했다.
경찰은 게임 프로그램 조작이 쉬운 포커, 고스톱, 바둑이 도박과 달리 승부 조작이 쉽지 않은 스포츠 경기의 특성상 많은 도박꾼들이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 도박사이트 간에도 인터넷 카페를 통한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도박중독에 따른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2010년 9월께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울산지역 한 고등학생이 사기 범행을 하다 붙잡혔다. 2011년 7월에는 울산의 한 대기업 근로자 57명이 근무시간 중에 스포츠토토 도박을 하다 검거되기도 하는 등 나이와 직업에 관계없이 스포츠토토 도박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문제는 스포츠토토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카페가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고, 이런 카페를 통해서 불법 도박사이트들이 손쉽게 회원들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비밀리에 쪽지로 홍보를 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 더욱이 청소년들까지도 스포츠토토 카페에 아무런 제지 없이 가입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인터넷 카페를 폐쇄하기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요청 하는 한편, 10월 말까지 불법 도박사이트와 이를 홍보하는 인터넷 카페 등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울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