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7일 3조5000억원대 유사수신 사기사건의 주범 조희팔 등과 유착돼 향응을 수수하고 직무를 유기한 대구경찰청 소속 정모(37) 경사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중국으로 도피중인 강모(52)씨를 추적중이다.
정 경사는 지난 2009년 5월15일부터 20일까지 연가를 낸 후 중국 연태시에서 조희팔과 공범 3명 등을 만나 함께 골프접대와 주류 등 수십만원 상당의 향응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육아휴직 기간 중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조희팔 등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경사는 2008년 10월부터 2009년 4월까지 대구경찰청 수사2계에 근무하면서 조희팔 등과 관련된 유사수신 사기사건의 수사를 담당했다. 이후 인터폴 적색수배를 하는 등 조희팔 유사수신 사기사건의 수사 담당자였다.
또 지난 2006년 지인의 소개로 조희팔 사기사건의 핵심관계자인 강씨를 대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알게 된 이후 계속적인 친분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10시 정 경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열고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희팔측과의 자금거래 흐름이 포착돼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중국에 도피중인 강씨가 검거되면 자금추적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희팔 등이 유사수신 사기행각을 통해 은닉한 범죄수익의 추적수사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조희팔 사건은 전국에 10여개 피라미드업체를 차리고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년부터 5년간 4만~5만여명의 투자자를 모아 돈을 가로챈 국내 최대 규모 다단계 사기사건이다.
피해액은 대략 3조5000억~4조원으로 추정된다. 단군 이래 최대 다단계사기사건으로 꼽히던 JU그룹 사건 피해액인 2조1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특히 조씨가 총경급 간부 등 경찰 관계자들에게 사건 무마와 밀항을 부탁하며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 안팎에서 주목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