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전남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용의자 고모(24)씨는 지난 30일 오전 나주 모 PC방에서 함께 있던 A(7)양의 엄마보다 1시간17분 빠른 오전 1시13분께 밖으로 나왔다.
고씨는 PC방을 나서며 A양의 엄마에게 "애들은 잘 있느냐", "매형(A양의 아빠 지칭)과도 술 한잔 하자"고 말했다. A양의 엄마는 오전 2시30분께 PC방을 나와 귀가했다.
이후 고씨는 PC방 인근에 있는 A양의 집으로 향했다. 도로가에 있는 A양의 집은 거실 창문이 유리로 돼 있어 밖에서 내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씨는 대범하게 집 안으로 들어가 거실에서 자고 있던 A양을 이불째 들고 나와 납치했다. 범행 당시 A양의 집에는 아빠와 언니, 오빠, 여동생 등이 안방에서 자고 있었다.
A양을 300m 가량 안고 걸어가 영산강 천변에서 성폭행한 고씨는 A양을 그대로 방치한 채 걸어서 20여 분 거리인 모 찜질방으로 이동해 태연하게 잠을 잤다.
A양이 신고를 하거나 주민들이 A양을 발견해 신고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고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침까지 잠을 잤다.
잠에서 깬 고씨는 곧바로 버스를 타고 광주로 이동해 다시 순천행 버스를 탔다. 순천은 고씨가 건설현장 일을 하는 곳이다.
순천에서 하루를 보낸 고씨는 이날 오후 1시20분께 자신이 즐겨찾는 PC방에 다시 들어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보통 범인들의 경우 일단 범행을 저지른 뒤에 현장으로부터 멀리 달아나는 경향이 있는데 고씨는 사건 현장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집 안에 들어가 A양을 이불째 들고 나온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나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