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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추석이 낼 모레인데" 태풍 나주배 과수원 직격탄
[르포]"추석이 낼 모레인데" 태풍 나주배 과수원 직격탄
  • 나는기자다
  • 승인 2012.08.28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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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전 전남 나주시 금천면 원곡리에서 배농사를 짓고 있는 최윤만(67)씨가 태풍 '볼라벤'(BOLAVEN·라오스의 고원 이름)이 몰고온 강풍에 의해 떨어진 배를 치켜들고 보름뒤면 출하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고배를 재배중인 최씨 과수원의 이날 오전 낙과 피해는 7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나주=뉴시스】
 "보름 뒤면 수확인데… 하늘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태풍 볼라벤의 직접 영향권에 든 28일 오전 10시께 전남 나주시 금천면 촌곡리 최윤만(67)씨의 배 과수원은 태풍을 온 몸으로 받아내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강풍 폭격'을 맞은 과수원은 떨어진 배가 땅 바닥에 가득했고 꺾어진 나뭇가지도 어지럽게 흩어져 있어 태풍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올 봄 극심한 가뭄과 인력난 속에서도 가까스로 배 솎음 작업과 봉지를 씌워 애지중지 돌봐 온 배는 초속 30~40m의 강풍에 최씨 앞에서 그렇게 속절없이 떨어져 나갔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최씨는 자신의 속이 타들어가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7239㎡ 규모의 과수원에는 보름 뒤면 추석 대목을 맞아 본격적으로 출하가 가능한 나주배 주력 품종인 신고배가 70% 이상 떨어졌다.

▲ 28일 오전 전남 나주시 금천면 원곡리에서 배농사를 짓고 있는 최윤만(67)씨가 태풍 '볼라벤'(BOLAVEN·라오스의 고원 이름)이 몰고온 강풍에 의해 떨어진 배들을 가리키고 있다. 신고배를 재배중인 최씨 과수원의 이날 오전 낙과 피해는 7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나주=뉴시스】

떨어진 낙과 한 개를 들고 일어선 최씨는 "17년 동안 배농사를 지어왔지만 이번 처럼 낙과 피해가 큰 적은 없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 저었다.

최씨는 "위태롭게 나무에 매달린 배들도 강풍에 이미 흔들렸기 때문에 미풍만 불어도 쉽게 떨어질 것이다"면서 "올해 배농사는 완전히 망친 것이나 다른바 없다"고 말했다.

올해는 농촌 지역 인력난이 유난히 심해 배봉지 한 장을 싸는 데만 장당 50원으로 껑충 뛰어올라 봉지 값 600여 만과 인건비 900여 만원이 들어갔다.

또 고온다습한 날씨가 전년에 비해 한 달 가량 일찍 찾아온 뒤 지속돼 현재까지 들어간 농약 값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최씨는 "지금 떨어진 배들은 단맛이 들었어도 손을 댈 수 가 없다"며 "배즙용으로 그나마 팔려면 재해보험 피해조사가 끝날 때 까지 기다려야 해 썩어가도 바라만 봐야 한다"고 말했다.

▲ 28일 오전 전남 나주시 금천면 원곡리에서 신고배 농사를 짓고 있는 최윤만(67)씨의 배과수원. 태풍 '볼라벤'(BOLAVEN·라오스의 고원 이름)에 의한 강풍으로 70% 이상 낙과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나주=뉴시스】

최씨는 "그래도 피해농가들이 기대하는 건 농작물 재해보험 뿐이다"고 한가닥 희망을 내치쳤다.

하지만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전체 재배면적의 20% 이상이 피해를 봐야하고, 20%를 넘어선 1%부터 보상이 이뤄져 80% 낙과피해를 봤을 경우 실질적인 보상은 60%에 그친다.

나주시는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나주배 전체 재배면적 2390ha 가운데 10~20%가량인 239~478ha가 낙과 피해를 입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장 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피해 면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나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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