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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피해 힐링캠프 가보니…"신음소리 만큼 맞았을 아이 생각하면…"
학교폭력피해 힐링캠프 가보니…"신음소리 만큼 맞았을 아이 생각하면…"
  • 나는기자다
  • 승인 2012.08.19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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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너무 아파서 우니까 나중에는 신음소리 내는 수만큼 때렸습니다. 아파도 맘대로 소리도 못내고…."

학교폭력 피해자 이지민(14·가명)양의 어머니 김세희(가명)씨는 인터뷰 도중 말을 잇지 못하고 끝내 눈물을 보였다.

지민양은 지난해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아버지가 사업을 하다 사기를 당하면서 정든 고향을 떠나 어머니 친가인 서울로 오게 됐다.

그러던 어느날 김씨는 학교로부터 걸려온 한통의 전화를 받고는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지민 양이 술을 훔치다가 걸렸다는 것. 평소 거짓말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누누히 말해왔던 터라 김씨의 충격은 더 컸다.

김씨는 그 순간 어렸을 적 어머니가 자신을 꼬옥 안아줬던 때를 기억하고는 아이가 학교에 돌아오자 아무것도 묻지 않고 지민양을 꼬옥 껴안고 울었다.

김씨는 뒤늦게 자신의 딸이 학교 언니들이 슈퍼에서 소주를 훔쳐오라고 시켰다는 사실과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언니들이라 보복이 두려워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가슴이 아팠다. 심지어 술을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하기까지 했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뒤늦게 터졌다. 지민양이 뒤늦게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끌려다니면서 맞았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

김씨는 "가해자들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아이를 때리다가 CCTV를 의식해 공터로 끌고 가 또다시 때리고 발로 찼다"며 "아이가 너무 아파 우니까 입을 틀어막고 때리다가 나중엔 신음소리 내는 수만큼 때렸다고 하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중이염 수술을 받았던 지민양은 언니들에게 맞으면서도 귀는 때리지 말라고 했지만 오히려 더 때렸다"며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극악무도한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 했다.

김씨는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경찰에 신고를 했고 가해자들은 사회봉사 처분을 받았다. 가해자들이 다시 같은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스킨쉽을 통한 아이와의 소통이라고 생각해 대화도 많이했다.

그는 "경찰에 신고하니까 실제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사람이 우리가 처음이라고 했다"며 "신고를 했을 때 가해자 부모들은 '뭘 이런걸 가지고 이러냐'는 투였다. 하지만 피해자가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아무리 작은 폭력이라도 용기를 내 문제제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으로 시달린지 1년이 지난 지금 지민양은 학교폭력 없이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다. 부모의 관심과 믿음, 지속적인 스킨십이 가장 큰 힘이된 셈이다.

김씨 가족은 지난 16일부터 1박2일간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부와 김정문알로에가 함께하는 학교폭력 피해학생가족 힐링캠프'에 참석했다.【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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