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사진가 후지모토 다쿠미(63)가 평생 우리나라를 50여차례 방문해 찍은 것들이다. 지난해 기증한 4만6377점 가운데 한국의 시골과 도시, 농촌과 항구, 시장의 모습 등이 담긴 사진 100여점을 선보인다.
기증자의 이름은 조선을 사랑한 민예 연구자 아사카와 다쿠미(1891~1931)에서 따왔다. 그의 아버지 후지모토 히토시는 아사카와의 생애에 큰 감명을 받고 아들의 이름을 '다쿠미'로 지었다.
기증자는 1970년 8월 아버지와 함께 처음으로 한국을 여행했다. 당시 나이 20세로 먼저 망우리 공동묘지에 있는 아사카와 다쿠미의 묘소를 참배하고 영주와 안동의 삼베, 고령의 옹기, 남원의 돌구유 등 제작 현장과 판매 시장 등을 찾아다니며 촬영했다.
기증자는 새마을운동으로 사라진 초가지붕과 돌담, 지금은 아파트로 뒤덮인 정릉동 일대 산동네, 트랙터와 이앙기로 사라진 김해평야의 쟁기질과 손 모내기 등 변화한 생활모습과 한국의 렌즈에 담았다. 부산 자갈치 아지매의 에너지와 따뜻한 정, 진도 영등제의 흥겨운 풍물과 춤사위, 인파가 가득한 강릉단오제 난장과 서커스 공연 등 1970~80년대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일본 NHK 한국어 강좌 교재에 사진 에세이를 연재하기도 한 기증자의 1차적 목표는 50년 동안 한국을 촬영해 그 변화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속박물관은 "기증자는 42년을 촬영했기 때문에 8년은 더 하고 싶고, 건강이 허락된다면 100년을 채우고 싶어 한다"며 "특히 변화된 풍경 사진 못지않게 사진 속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 당시의 기억을 듣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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