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의 ‘허파’라 불리는 곶자왈. 별다른 수식어 없이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제주도의 상징이다. 태곳적부터 존재해온 이 신비로운 숲은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기에야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곶자왈’이라는 이름조차 최근에야 얻었으며, 한때는 척박하고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던 곳. 그러나 수많은 시련과 훼손을 딛고 다시금 숲으로 돌아온 곶자왈은 이제 생명의 땅, 보전해야 할 소중한 환경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곶자왈은 여전히 파괴되고 있다. 제주도의 약 5%에 해당하는 거대한 면적을 차지했던 곶자왈 중 30% 이상이 개발로 사라졌다. 그 자리에 제주영어교육도시, 신화역사공원, 블랙스톤골프장, 라온골프장, 아난티클럽, 에코랜드, 채석장 등이 들어섰다. 더욱이 제주자연체험테마파크, 제주영어교육도시 2단계 사업, 묘산봉관광지구 등 앞으로도 곶자왈을 위협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곶자왈사람들(대표 김보성)은 곶자왈의 이러한 과거와 현재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곶자왈전 ‘우리 시대의 곶자왈’을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한라수목원 특별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곶자왈사람들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며, 개발 전후 곶자왈의 변화를 위성지도와 항공사진 등을 통해 비교하고, 파괴된 곶자왈과 보전된 곶자왈의 모습을 함께 전시해 현재의 심각성을 공유하고자 기획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위성지도를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곶자왈이 사라져간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첨단 기술로 촬영된 위성·항공사진을 통해 개발 전의 울창한 숲과 현재의 파괴된 모습을 비교하면서 곶자왈 보전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다. 또한, 파괴된 곶자왈의 현장 사진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곶자왈의 모습도 함께 전시하여 대조적인 풍경을 통해 자연 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곶자왈사람들은 2005년 1월 8일 창립 이후 20년 동안 곶자왈 보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동안 곶자왈은 끊임없는 개발 압박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일부는 보전되어 왔다. 곶자왈사람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곶자왈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보전의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시 개막식은 22일 오후 4시 한라수목원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며, 전시는 26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64-772-5611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곶자왈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되새기며, 파괴의 위기에서 지켜내야 할 자연유산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