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혜 시인 시집 《나의 동굴에 반가사유상 하나 놓고 싶다》 발간
이명혜 시인 시집 《나의 동굴에 반가사유상 하나 놓고 싶다》 발간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3.08.21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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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시인 시집 《나의 동굴에 반가사유상 하나 놓고 싶다》 표지
▲ 이명혜 시인 시집 《나의 동굴에 반가사유상 하나 놓고 싶다》 표지 ⓒ채널제주

이명혜 시인의 최근 시집 《나의 동굴에 반가사유상 하나 놓고 싶다》를 발간했다.

이번 시집은 모두 4부에 걸쳐 표제작을 비롯해 모두 61편이 엮였다.

표제작인 <나의 동굴에 반가사유상 하나 놓고 싶다> 작품을 보면 시간은 무한대로 연장된다. “내 안 깊은 곳”을 내시경으로 관찰해 들어가면 ‘꽃 한 송이’는 울음을 머금고 있고, 세상 또한 흔들린다. 그러한 ‘나’와 ‘나의 어머니’는 연결되고 연결되어 시간은 무한으로 확장된다.

그리하여 내 삶의 중심추에 반가사유상이 돋아나는 시간에 도달하여 마침내 동굴에 새겨진(암각) 의미를 깨우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명혜 시인의 시간 의식은 공간적으로도 주체적으로도 무한에 이른다.

이 시집에는 열정적 사랑의 징후와 아가페의 숭고함이 실존의 울타리 안에서 공존한다.

시인의 서정성은 확장된 현재성 의에 구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신 이전에 있었던 모든 사건들과 함께하면서 자신 이후에 벌어질 모든 사건을 함축하는 경이로운 ‘현재’들이다.

이는 동시에 모든 것들과 함께하는 동일성의 구현이기도 하다.

이명혜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이제 시 속에 있으면 시와 하나가 되어 내 삶이 시처럼 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이명혜 시인은 2022년 스토리코스모스 신인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99년에는 한국아동문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시집으로는 『꽃으로는 짧은』이 있으며, 동시집으로는 『햇살이 놀러온 마루』 『이사 온 수선화』가 있다.

천년의시작. 1만1000원.
 

[작품감상]
 

나의 동굴에 반가사유상 하나 놓고 싶다
 

해넘이 발작
번뇌업 마그마 토악질해 대는

어딘가에 들어앉은 진앙지 찾아
내장 깊숙한 곳 내시경 들이밀면
꽃 한 송이 울음 머금은 채
서 있을 거다

흔들리는 세상
중심 잡기 위한 몸부림 석양 울음으로 피어나라
마흔 셋 어머니 목숨 걸고 낳은 아이
무병장수 기원하신 흔적
아픈 꽃자리 새겨져 있을

내 삶의 중심추 반가사유상 돋아날 즈음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던 어머니
섬섬이 수놓은 기도
유리처럼 반짝이는 동굴 벽 암각 또렷이
읽어 낼 수 있어

반 가 사 유
나직한 울림
화장세계 미소 가만히
머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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