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금 시인 《時志, 시대의 빛과 바람에 뜻을 새기다》 펴내
문상금 시인 《時志, 시대의 빛과 바람에 뜻을 새기다》 펴내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3.06.02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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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금 시인 《時志, 시대의 빛과 바람에 뜻을 새기다》 표지
▲ 문상금 시인 《時志, 시대의 빛과 바람에 뜻을 새기다》 표지 ⓒ채널제주

문상금 시인의 최근 변시지 화백을 기리는 경건한 추모의 마음으로 한 편 두 편 써두었던 시를 모아 “時志, 시대의 빛과 바람에 뜻을 새기다”란 시집을 펴내 화제다.

이 시집은 제1부 ‘사내는 까마귀에게 묻는다’, 제2부 ‘목숨같은 점 하나’, 제3부 ‘천 개의 붓 끝에 이는 바람’, 제4부 ‘다들 집으로 간다’ 등 모두 45편의 시를 담고 있는데 그 시의 내용에 맞게 변시지의 그림을 놓아 주목된다.

문 시인의 우성(宇城) 변시지 화백을 처음 뵙게 된 것은 그의 나의 23세때. 한겨울 서귀포 상설시장 어느 허름한 막소주집. 그 무렵 퇴근 후 시 공부하는 사람과 수시로 어울리곤 하였다.

그 후 어느 날 변시지 화백의 집에 그림구경을 가게 된다. 그 때 그림 설명은 귀에 들어올 리 없고, 온통 그 황토빛 속으로 회오리치듯 빨려 들어가게 된다. 그 때부터 문 시인은 변 화백의 제주그림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도 모른다.

문 시인은 시를 쓰는 것을 운명처럼 받아들고 서귀포에 예향의 향기가 널리 퍼지고 시를 전파할 수 있다면 간절히 꿈꾼다. 그것이 숨비소리 시낭송회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된다.

변시지 화백은 2013년 6월 8일 타계한다. 2016년 7월 29일 ‘폭풍의 화가’ 故 변시지 화백이 고향에서 주민들에 의해 다시 태어나게 된다. 서홍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양대년)는 변화백의 생가 인근에 ‘변시지 그림 정원’을 조성하고 추모 조형물 ‘영원한 빛’을 세웠다.

그날 열린 추모 조형물 재막식에서 문 시인은 변화백과의 특별한 인연을 밝히며 특별창작시 ‘폭풍의 화가 변시지’를 낭독하게 된다.

문 시인은 오며가며 바로 집 앞이라 ‘변시지 그림정원’에 들려 햇볕도 쬐고 숨고르기도 한다. 변화백의 동상 앞에 앉아 있노라면 까마귀가 몇 마리 쉬었다 간다. 그중 한 마리, 한 개의 다리를 가졌다. 절룩이는 까마귀 그것은 화가이며 곧 시인이다. 문 시인은 그림이 불멸의 명작으로 남고 그 곁에 시도 길이 남기를 바란다.

문 시인은 1992년 박목월 시인이 창간한 ‘심상’ 6월호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제1회 제주신인문학상과 제4회 서귀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서귀포문인협회 회장과 숨비소리 시낭송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엔 자연과 사람을 중심으로 한 일상생활에서 특히 사랑을 주제로 한 세밀한 내면의 세계와 자아의 재발견 그리고 존재의 성찰을 모색하는 시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시를 창작하고 시낭송을 하고 있으며 시에다 곡을 붙여 노래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귀포시 서홍동 주민센터/아트시지 刊, 비매품
 

처절한 생존
 

하나의 바위처럼
하나의 들짐승처럼
하나의 강물처럼

하나의 따뜻한 피처럼
하나의 마주잡은 손처럼
하나의 늦가을 양떼구름처럼
하나의 석양처럼

하나의 실은 침묵처럼
하나의 실은 적막처럼
하나의 실은 속울음처럼

온 몸을 활짝 펴라
처절한 생존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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