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이 수익률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지난 8월말 기준 전체 운용 수익률이 2.1%를 기록해 국민연금 2.3%와 사학연금 2.3% 대비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국내 3대 연기금(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중 6년째 가장 낮은 운용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공무원연금 수익률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은 것은 올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8년부터 햇수로 6년째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는 3대 연기금 모두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가운데 공무원연금이 -4.9%로 그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2009년과 2010년 국민연금(10.4%, 10.4%)과 사학연금(12.7%, 10.5%)이 2008년 운용 부진을 딛고 수익률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린 상황에서도 공무원연금 운용 수익률은 8%대에 그쳤다.
작년에는 대체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국민연금(7.0%)과 사학연금(6.4%) 대비 절반 수준인 3.5%의 운용 성적을 기록하며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공무원연금은 작년 대체투자에서 -10.3%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이 대체투자에서 각각 4.85%와 5.86%의 수익을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공무원연금이 대체투자 부문에서 투자 실패를 겪은 것은 적절한 시스템과 전문성 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대부분 대체투자를 부동산에 편중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부진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연금의 작년 대체투자 비중은 13%에 달했다. 앞으로도 대체투자는 점진적으로 늘려가겠다는 것이 공무원연금의 방침이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공무원연금은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별도의 구체적 투자지침이 미비했다"며 "대체투자는 투자기간이 장기일 뿐 아니라 중도에 회수하기가 어렵고 고수익, 고위험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투자검토에서부터 회수까지 전체 운용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운용기준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연금이 지난해 대체투자에서 손실이 난 것은 2006~2008년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던 손실분을 뒤늦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은 지난 2007년 `KB웰리안 맨해튼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 제1호'에 투자해 500억원의 투자 손실을 냈다. 뉴욕 소재 임대아파트에 투자하는 특수목적법인에 지분투자를 했지만, 아파트 임차인들이 임대료 인상 금지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펀드는 조기 청산됐기 때문이다. 이후 KB자산운용과 신영증권에 500억원 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공무원연금이 투자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는 것을 이유로 패소 판결을 내렸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항소할 계획"이라며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발리 등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손실을 입으면서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연금은 올해 수익률 목표를 5%대로 설정했지만, 현재 수익률은 목표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3대 연기금 수익률 현황. 단위:%. 출처:각 사>
출처: 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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