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10대축제로 자리잡은 시흥갯골축제가 첫날부터 공무원이 술판을 벌여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행사에서 주최측이 기념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대기업 식품 브랜드까지 입점시켜 행사 당초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30일 시흥시와 갯골축제추진위원회 등에 따르면 시는 4억원의 예산을 들여 28일부터 3일간 시흥갯골생태공원 일원에서 제10회 시흥갯골축제를 개최했다.
그러나 첫날인 28일 오후 5시께부터 시흥시청 소속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들어 천막에서 술판을 벌이기 시작했고 술자리는 부서별로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오후 7시에 시작한 서울대음대 멘토·멘티들이 펼치는 음악회에는 50여명의 관객들만 자리를 지켰고, 같은시간 시흥시 부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의원들이 앉아 있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술병이 놓여 있었다.
여기에 일부 시 부서장들과 공무원들은 자리를 옮겨가며 술판을 벌이거나 만취한 상태로 축제장을 누비는 꼴불견을 연출했다.
특히 생태축제와 거리가 먼 대기업의 햄버거 가게가 입점해 정작 시흥의 대표 음식인 연(蓮)요리를 자랑해야 할 축제의 장이 상업화 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행사 이튿날인 29일 이곳 행사장에서는 ‘제9회 전국 연음식 경연대회’가 열렸지만 행사 시간 대다수의 인파들이 대기업 햄버거가게로 몰려, 경연대회에 참석한 십수명만 참여하는 초라한 행사로 전락했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갯골축제추진위원회측도 5천원짜리와 1만원짜리 기념품을 판매하고 나서, 무엇을 위해 수익사업을 벌였는지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시민 이모(41)씨는 “대기업 햄버거가게가 시흥 기업이냐, 엄청난 세금을 써가면서 공무원들 술자리나 만들자고 축제를 한거냐. 아이들보기가 민망하다”며 흥분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부 부족한 것도 있었다”며 “올해도 축제의 평가를 외부전문기관에 의뢰, 평가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출처 : 중부일보 / 김형수기자 vodoki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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