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한국), 니혼게이자이신문(일본), 신화사통신(중국)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8회 한중일 30인 회의에 한국측 일원으로 참가한 우근민 지사는 불행했던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갈등관계에 있던 동북아시아는 오늘날 대립과 반목의 구도에서 벗어나 공동번영의 질서를 추구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생의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나라간 이해관계에 따라 실현방법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제 스스로에게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야 할 것인지 질문을 던질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우근민 지사는 역사적 교훈에서 해법을 제시했다. 2천년 전 동북아시아는 민족과 국경을 뛰어넘은 상생의 공동체였으며 한국, 중국, 일본을 연결하는 제주도의 옛 고대왕국 탐라는 한(漢)나라와 빈번한 경제 교류를 했고, 당(唐)나라 고종(高宗)이 탐라국 사신에게 전례 없는 호의를 베풀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텐무(天武)천황 즉위식에 사신을 파견하고, 일본 역시 탐라국에 사신을 파견하는 등 양국 간 긴밀한 교류를 통해 동북아시아 공동체의 가교역할을 맡았던 과거를 회상했다.

이러한 한 차원 높은 문화공동체는 궁극적으로 동북아시아적 전통 문화의 부활을 통해 세계화시대 ‘비정한 경제 질서’ 대신 ‘따뜻한 경제 질서’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일 30인 회의, 우근민 지사 모두 기조 발언 전문]
반갑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우근민입니다.
지난해 서울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당시에 다카하시 하루미 홋카이도 도지사님과 우정을 나누었는데, 올해에는 홋카이도에서 개최하게 되어 더욱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역사적으로, 유럽인들에게 있어서 아시아란 “해가 뜨는”, 즉 일출을 뜻합니다. 해가 뜨는 곳이 동쪽이라면 아시아 중의 아시아인 동북아시아는 21세기를 선도(先導)할 일출봉(日出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잘 알다시피 불행했던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갈등관계에 있던 동북아시아는 오늘날 대립과 반목의 구도에서 벗어나 공동 번영의 질서를 추구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그러나 상생의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총론에는 한국▪중국▪일본 3국간 의견이 일치되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저마다 생각을 달리하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동북아시아 공동체를 모색하기에 앞서 던져야 할 질문은 우리가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는가 입니다.
우리는 그 답을 역사적 교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2천년 전 동북아시아는 민족과 국경을 뛰어넘은 상생의 공동체였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중국, 일본을 연결하는 제주도의 옛 고대왕국 탐라는 한(漢)나라와 빈번한 경제 교류를 했고,
당(唐)나라 고종(高宗)이 탐라국 사신에게 전례 없는 호의를 베풀 만큼 우방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 텐무(天武)천황 즉위식에 사신을 파견하고, 일본 역시 탐라국에 사신을 파견하는 등 양국 간 긴밀한 교류를 통해 동북아시아 공동체의 가교역할을 맡았습니다.
따라서 동북아시아를 하나의 상생의 공동체로 묶어낼 수 있는 것은 국경을 초월한 역사와 문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을 한자문화권으로 이해하든지, 유교공동체로 보든지 간에 동북아 공동의 역사와 문화를 미래관점에서 일궈내는 일은 세계사적으로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한 차원 높은 문화공동체는 궁극적으로 동북아시아적 전통 문화의 부활을 통해 세계화시대 ‘비정한 경제 질서’ 대신 ‘따뜻한 경제 질서’로 나아가는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한▪중▪일 삼국은 불행했던 과거사를 정리하고 아시아의 공동번영과 평화정착이라는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한▪중▪일 30인 회의는 이러한 노력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앞으로 제주도는 동북아시아 문화권의 발전을 위해 한층 더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