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한 소방공무원은 지난해 특수건강검진에서 난청과 비뇨·생식기계통에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받고 깜짝 놀랐다.
또 다른 소방공무원은 각종 사고 현장에서 신체 절단과 어린이 사망 등을 본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사망사고와 화재 등 각종 구급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제주지역 소방공무원들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난청과 호흡기 질환, 비뇨·생식기계통 질환은 물론 참혹한 사고 현장에서의 지속적인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도내에서 특수건강검진을 통해 실제 질병을 가지고 있는 유소견자와 건강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 요관찰자로 확인된 소방공무원 수는 2013년 187명, 2014년 296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특수건강검진 수검자가 644명인 점을 감안할 때 도내 소방공무원 가운데 46%가 질병을 가지고 있거나 당장 질병 관리가 필요한 셈이다.
여기에 최근 4년간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진단을 받은 도내 소방공무원도 모두 33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2인 이상 사망, 어린이 사망, 동료 순직, 신체절단 사고 등 참혹한 사고 현장에서의 구급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제주도 소방본부는 분석했다.
게다가 지난해 시행된 ‘알코올 사용장애 조사’ 결과에서는 도내 소방공무원 631명 가운데 43.4%가 관리가 필요한 관리치료군으로, 특히 28.4%는 당장 치료가 요구되는 치료필요군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도내 건강관리 분야 전문의는 이와 관련, “해마다 입찰을 통해 타 지방에 있는 다른 병원에서 특수건강검진이 이뤄지다 보니 결과가 제각각 나오는 문제가 있는 만큼 특수건강검진을 도내 종합병원으로 일원화해 검진 시기와 일정을 확대해 세부적인 실태와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며 “아울러 참혹한 현장 경험자에 대해서는 좀더 세밀한 심리 검사와 치료 체계가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 제주일보 / 고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