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교육지원청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일탈 행위를 고발하려 한 사회복무요원을 협박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일 이 교육지원청 사회복무요원 이모(22)씨 등에 따르면 일부 공무원들이 지난달 1일 지원청 부지의 공터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며 막걸리를 마셨다.
당시는 노동절이어서 휴일 분위기였지만 이들은 공무원이었기에 엄연한 근무 시간에 술을 마신 것이다.
이들은 또 지난달 9일에는 행사에 쓸 업무추진비로 회식하면서 술을 시켜먹고는 상부에는 고기만 먹었다고 허위로 보고했다.
이씨는 최근 이런 내용을 정리해 경기도 교육청 감사실에 전달했다.
그는 근무일 술 파티 외에도 사회복무요원들을 관리하는 A 주무관의 폭언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다는 내용도 함께 고발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이씨는 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인 지난달 21일 A 주무관에게 신고서를 보여주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가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고 폭언을 멈춘다면 그 선에서 중단할 요량이었다.
그러자 A 주무관은 신고서를 빼앗아 들고 자리를 피했고, 이를 돌려받으려는 이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이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인근 정형외과에 입원했다.
그러자 술자리 참석자 중 한명으로 신고서에 이름이 오른 B 주무관이 이씨가 입원한 병원에 '사촌동생'이라는 건장한 남성과 함께 나타나 '병원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며 이씨에게 퇴원할 것을 종용했다.
그는 이틀 후 홀로 다시 찾아와 "나는 이제 (다닐 날이) 1년 반 남았으니 때려치우고 애들 시켜서 그만큼 보복하면 된다.
(사촌동생이) 병원 응급실을 야구방망이로 다 때려 부숴서 3개월 산 놈"이라며 이씨를 겁박했다.
이씨는 "A 주무관의 폭언이 너무 심해 개선 의지와 사과를 바라고 비리를 신고하겠다고 한 것인데 예상치 못한 폭력적인 반응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며 "B 주무관이 위협한 내용도 함께 신고했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직원들이 업무 시간에 술을 마신 것과 A 주무관이 사회복무요원들에게 폭언한 부분은 인정한다"면서도 "그의 폭언은 이씨가 평소 복무 태도가 좋지 않아 이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B 주무관은 "당시 가족 행사를 의논하러 병원 인근에서 사촌동생을 만났는데 이씨를 병문안하러 간다고 했더니 '시간이 남는다'고 해 따라온 것"이라며 "병원 응급실을 때려 부순 사람은 사촌동생의 친구인데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급된 것일 뿐, 위협할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 /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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