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은 사조산업이 유령 선장을 내세워 부산해양항만청으로부터 승선공인을 받는 과정에 많은 금품이 오간 의혹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 팀장은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없지만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수사력을 총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수사팀은 사조산업 담당 직원으로부터 “육상근무를 하는 선장 자격이 있는 사람을 오룡호에 승선한 것처럼 꾸며 부산해양항만청으로부터 승선공인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오룡호가 필수선원인 2, 3기사, 통신장 등이 없이 출항했고 선장과 2항사, 기관장, 1기사가 자격미달인 점을 모두 시인했다”며 “부산해항청 공무원이 핵심 운항선원들이 자격미달인 점을 확인하고도 직급을 하향해 승선승인 해줬다고 진술한 만큼 유령 선장을 내세운 사실을 알고도 승선공인을 해줬는지, 그 과정에서 뇌물이 오갔는지 등을 밝히기 위해 해당 공무원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해항청 관계자는 “자격미달인 선원들을 승선원명부에 올려 승선공인을 해와 자격에 맞게 다시 신청하도록 했다. 사조 측에서 선장없이 출항이 안되니까 선장 자격이 있는 사람을 선장으로 승선원명부에 올려 다시 승선공인을 신청해와 서류상 문제가 없어 공인해줬다”며 “사조 측이 유령 선장을 내세운 셈이 됐는데 우리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해운계 관계자는 “필수선원을 지정해 놓고도 실제 승선 여부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은 제도가 그만큼 미비하다는 것”이라며 “법과 제도를 바꿔서라도 필수선원에 대해서 만큼은 승·하선 여부를 꼼꼼하게 체크해야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고 해역의 기상악화로 나흘째 중단됐던 오룡호 실종선원 수색작업이 이날 재개됐지만 추가 생존자나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사조산업은 “지난 7일부터 궂은 날씨로 러시아 나바린항 인근에서 피항하고 있던 수색선 중 잘리브 자비야까호가 현지 시각으로 오전 6시쯤 사고해역에 도착, 수색을 시작했으며 추가로 6척이 사고해역으로 차례로 복귀 중”이라고 말했다.
사고해역에는 현지 시각으로 오전 6시를 기준해 바람이 초속 10∼12m로 불고 파도는 2.5m로 일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구조자는 7명, 사망자는 27명(한국인 6명, 동남아 21명), 실종자는 26명(한국인 5명, 동남아 21명) 등이다. 이들 중 동남아인 구조자 6명과 사망자 21구의 유해가 부산으로 송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