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고장 강원 정선군에서 수천만원을 횡령하고, 수백만원의 뇌물을 수수하며, 자신의 농지에서 공공근로 노인들의 노동력을 욕설하며 착취해 수천만원을 챙긴 비리 종합선물세트의 악덕 공무원이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20일 강원지방경찰청(청장 김호윤)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업무상 횡령・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능직 8급 공무원 L씨(52)를 구속하고, 이런 비리를 알고도 묵인한 상사(前면장) C씨(52) 및 동료 공무원 K씨(41) 등 5명과 장비업자 5명을 각각 직무유기・허위공문서 작성 및 뇌물공여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조사에서 L씨는 2011~2013년 사이 공사 업자들과 짜고 긴급 재난작업 동원 장비 사용료 및 인건비 등을 부풀리거나 가로채 3180만원을 챙겼으며, 공사 수임 청탁을 받고 업자 선정 대가로 25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2009~2011년 사이 공공근로 업무를 담당하면서 지역 노인들로 구성된 공공근로자들을 매년 약 4개월 동안 옥수수와 콩을 재배하는 자신의 농지에서 일을 하도록 강요했고, 그로 인해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해 165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L씨는 공공근로 노인들을 동원해 수확한 농산물 판매 수익금을 유흥비・식비 등으로 사용하면서도 일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노인들이 일하던 중 쉬거나 천천히 일하면 욕설까지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前 면장 C씨(52)는 L씨가 공공근로 노인들을 자신의 농지 경작에 동원한 사실로 인해 지난 2010년 정선군 자체 감사를 통해 훈계 조치를 받았음에도 이듬해 똑같은 비리를 저지르는 것을 알고도 묵인했고, 동료 공무원 K씨(41) 등 3명도 L씨의 비리를 알면서도 공사대금 결재 등에 필요한 지급결의서를 허위로 작성해줘 기강이 해이해진 공직사회의 표본이 됐다.
한편 강원경찰은 L씨가 고향에서 장기 근무하면서 면에서 발주하는 각종 공사에 개입했던 점에 주목하고, 추가 범행이 있는지 관련 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범행에 가담한 공무원이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유형의 토착비리를 근절하고 법질서 확립을 위해 수사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아시아뉴스통신 /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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