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06-26 21:13 (목)
"제주시 성안길 따라 걷는 4.3의 발자취"... 성황리에 종료
"제주시 성안길 따라 걷는 4.3의 발자취"... 성황리에 종료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5.06.24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일, 제주시 원도심에서 열린 ‘4·3 역사문화 도보투어’
​​​​​​​참가자 “비극의 현장을 두 발로 밟으며, 가슴 깊이 새겼다”
제주시 원도심에서 열린 ‘4·3 역사문화 도보투어
▲ 제주시 원도심에서 열린 ‘4·3 역사문화 도보투어 ⓒ채널제주

지난 6월 21일 토요일, 제주시 원도심의 성안길에서 진행된 ‘4·3 역사문화 도보투어’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제주원도심 성안길, 4·3 역사의 진실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투어는 단순한 걷기 여행이 아닌, 제주4·3의 진실을 현장에서 직접 마주하는 역사체험의 장이었다.

이날 행사는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해 약 4시간 동안 원도심의 역사적 장소 20여 곳을 도보로 답사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당시 4·3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장소들을 걸으며, 숨겨진 진실과 마주하고, 잊혀진 기억을 되살리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 “걸으며 배우는 역사, 듣고 나누는 진실”

투어 코스는 ▲관덕정광장 ▲옥성정 요릿집 ▲동양장 여관 ▲제주읍사무소 터 ▲조일구락부 ▲향사당(휴식 공간) ▲도립병원 ▲식산은행 골목 ▲제주북국민학교 ▲제주경찰감찰청 터 ▲영주여관 터 ▲갑자옥 터 ▲중앙이발관 터 ▲제주약방 터 ▲영주일보 터 ▲경찰기마대 터 ▲서북청년단 사무실 터 ▲제주인민위원회 터 ▲헌병대 터 ▲제9연대 정보과 터 ▲3·10 총파업투쟁위원회 본부 터 ▲조선민주애국청년동맹 사무실 터 등이다.

제주시 원도심에서 열린 ‘4·3 역사문화 도보투어
▲ 제주시 원도심에서 열린 ‘4·3 역사문화 도보투어 ⓒ채널제주

전문 나레이터의 생생한 해설과 함께, 참가자들은 건물과 거리, 돌담 하나하나에 담긴 비극의 조각들을 직접 확인했다. 대부분의 장소는 일반인들이 그냥 스쳐 지나칠 법한 평범한 골목이지만, 당시에는 체포, 고문, 학살, 항거의 현장이었다.

투어를 기획한 관계자는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역사적 장소를 지우거나 잊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일본이나 유럽처럼 사실을 기록하고 남기는 작업이야말로 후세를 위한 진정한 교육”이라며, “현장을 보고 듣고 느끼는 ‘시각적 역사 콘텐츠’의 중요성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고사리비빔밥 한 그릇에 담긴 위로

도보여행이 끝난 뒤에는 제주산 고사리가 듬뿍 담긴 ‘고사리비빔밥’ 중식이 제공되어 참가자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했다. 고사리는 제주4·3 당시 산으로 피난 간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채취했던 대표적인 식물로, 이번 투어에서는 단순한 식사가 아닌 ‘기억의 음식’으로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이어 열린 커뮤니티 시간에서는 참가자들이 서로 소감을 나누며 4·3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있게 나눴다. 한 참가자는 “책에서 읽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 들었다. 비극이 지나간 자리를 직접 걷고, 이야기를 들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말했다.

제주시 원도심에서 열린 ‘4·3 역사문화 도보투어
▲ 제주시 원도심에서 열린 ‘4·3 역사문화 도보투어 ⓒ채널제주

# 기억은 계속된다… 2차, 3차 투어도 준비 중

이번 투어는 첫 회 기념으로 참가비 14,300원(해설, 진행, 식사 포함)이라는 상징적인 금액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 전원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기획자는 “4·3의 진실을 알려야 하는 책임은 우리 기성세대에게 있다. 이 투어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2차, 3차로 이어지며 다음 세대에도 전해지길 바란다”며 지속적인 운영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의 현장을 걷는 것, 그 자체가 교육이고 추모다. 제주시 성안길에서 시작된 이 조용한 행진이, 앞으로도 제주4·3의 진실을 기억하고 전하는 의미 있는 여정으로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문의 및 예약: 전화: <064-722-701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퍼블릭웰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58266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남광로 181, 302-104
  • 제호 : 채널제주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47
  • 등록일 : 2013-07-11
  • 창간일 : 2013-07-01
  • 발행인 : 박혜정
  • 편집인 : 강내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내윤
  • 대표전화 : 064-713-6991~2
  • 팩스 : 064-713-6993
  • 긴급전화 : 010-7578-7785
  • 채널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채널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hannel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