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에서 농사를 지으며 글을 쓰는 오인자 작가가 농사를 짓듯 정성스레 써내려간 첫 수필집을 출간했다.
오인자 수필가는 총 7부로 나누어 75편의 글을 실었다. ‘수필은 고백의 문학이며 진실의 문학’이라는 말처럼 저자의 내면에 들어찬 이야기들을 한 편 한 편 정성스레 엮었다.
이번 수필집은 제1부 <유년의 뜰에서> 제2부 <하얀 감귤꽃 같은> 제3부 <초록귤청처럼 상큼하고 달달한> 제4부 <오색딱다구리와 휘파람새 소리와 함께> 제5부 <푸르름으로 가득한 세상> 제6부 <프리즘으로 본 또 다른 나> 제7부 <세월, 아름다움으로> <발문>_코스모스님을 만난 기쁨 <후기>로 구성됐다.
오 작가는 유년의 기억에서부터 글쓰기에 대한 열정과 고민,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꾸려 나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 가족에 대한 애정과 여러 인연 속에서 얻은 성찰 등을 잔잔한 문장으로 보여준다.
또 무엇보다 깊은 사색과 통찰을 바탕으로 한 정갈하고 담백한 문장이 깊은 내공을 느끼게 한다. 글쓰기와 농사를 삶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저자는 요령을 부리지 않고 진심과 정성으로 둘을 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농사를 짓듯 정성스레 써내려간 글들은 귀한 열매처럼 건강한 울림을 준다.
오 작가는 수필이라는 문학장르에 대한 저자의 애정도 남다르다. 오 작가는 “수필의 묘미는 진솔함이다. 시처럼 이미지를 형상화하거나, 소설처럼 가공의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는다. 언제나 내가 주인공이다. 이 주인공의 손맛에 따라 맛이 떫거나 시거나, 달콤하거나 한 작품이 탄생한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앞으로의 작품들이 기대된다.
오인자 작가는 메서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고/ 머지않아/ 새봄이 온다/ 초록 세상을/ 만나러 간다고 <작가의 말>에서 강조했다.
<오인자 저자 소개>
제주 서귀포시 강정에서 태어남.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제주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복수 전공. 한국벤처농업대학교 졸업. 제주농업마이스터 대학 졸업.《문예사조》 수필 등단(2000). 국제 PEN 제주지역위원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 회원.
<본문 중에서>
참 많이 걸어왔다.
많은 일을 한 것 같은데 내세울 게 없다.
남은 할 일은 줄줄이 사탕이다. 욕심 덩어리 사탕들.
달콤해서 내려놓지 못하고 아직은 아직은 하고 있다.
등에 진 짐이 무겁다.
가벼워지려면 얼마나 더 멀리 걸어가야 할까.
더 무겁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배낭 안에는 찔레 향기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찔레 향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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