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달환 칼럼](100)봄, 피어나다
[현달환 칼럼](100)봄, 피어나다
  • 현달환 기자
  • 승인 2017.02.21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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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 현달환

봄, 피어나다

                  초인 현달환

그대는 꽃입니다.

그대가 아름다운 이유는
다이아몬드처럼
화려해서가 아닙니다
그저 미소만으로도
늘 넉넉하기만 합니다
하늘의 태양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신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오로지
메마른 가슴에
미소 하나만으로도 남아
싱그러운 마음으로 남게 하여주십시오

화려하지 않아도 더 빛이 나는
수수한 그대의 흔적, 그 여운이
점점 내게로 다가옵니다
그대를 닮은
저 파란 봄이 내 맘에 퍼지면
그대는
미치도록 아름답기만 합니다

그대는 별입니다.

그대가 빛나는 이유는
은하수처럼
숨이 멎을 듯 광활해서가 아닙니다
그저 침묵만으로도
늘 반짝거리기만 합니다
저 바다의 등대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보석처럼 귀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오로지
타오르는 목마름에
여유로운 몸짓 하나만으로도 남아
오롯이 빛나게 하여주십시오

화사하지만 때로는 더 반짝이는
수려한 그대의 마음, 그 여유로움이
점점 내게로 다가옵니다
그대를 닮은
저 푸른 별이 내 가슴에 박히면
그대는
미치도록 찬란하기만 합니다

그대는 불입니다.

그대가 타오르는 이유는
불꽃처럼
꺼지지 않는 생명력 때문이 아닙니다
그저 기도만으로도
늘 스스로 타오르기만 합니다
사랑의 메아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오로지
저 밑바닥 아래 사랑의 밀알 하나로
시나브로 찾아와
눈동자처럼 빛나게 하여주십시오

화끈하게 때론 영롱하게
수줍은 그대의 모양, 그 몸짓이
점점 내게로 다가옵니다
그대를 비추는
태양의 불꽃, 뜨거움이 내 가슴에 물들이면
그대는
미치도록 영롱하기만 합니다

그대는 물입니다.

그대가 청초한 이유는
생명수인 용천수처럼
가슴깊이 솟아올라 청청해서가 아닙니다
그저 바라만 봐도
늘 강건하기만 합니다
사막의 오아시스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오늘이란 시간처럼 귀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오로지
늘 솟아나는 열망에
여유, 하나만으로도 남아
기억하게 하여주십시오

화통하게 때론 더 강인하게
수정보다 더 깨끗한 영혼, 그 모든 것이
점점 내게로 다가옵니다
그대를 향한
저 싱싱한 꿈이 내 입술에 닿으면
그대는
미치도록 따뜻하기만 합니다
아아,
그대는
정情,머뭇거리다 다가오는 봄,입니다

▲ 현달환 시인/수필가 ⓒ영주일보

앗, 봄이다.숨어있던 봄이 슬금슬금 기어 나오고 있네. 마른 가지에서 어린 싹이 자라고, 마른풀 속에서 작은 어린 푸른 생명들이 하나씩 태어나고 있는 걸 보니 생명의 존엄을 알게 된다.

봄이 아름다운 것은 생명력 때문이다. 그 생명력이 없다면 세상은 삭막할 뿐이다. 우리는 모든 생명력에 대해 존경의 뜻을 보내는 이유가 거기 있다. 생명이란 것은 오직 하나뿐이다. 나무이든 풀이든 그것이 갖고 있는 생명은 하나인 것이다. 그 하나가 사라지면 그 존재는 무의미하고 잊히고 사라지는 것이다.

겨울을 이기고 드디어 귀환하는 봄을 찬양하듯 경건하게 맞이해야겠다. 그대는 봄이라는 게 얼마나 인생을 살찌우고 대견스러운지 아는가. 사람은 봄의 기운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하물며 누구에게나 겨울이 있다. 삶의 진척한 과정에서 겨울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봄이라는 계절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그 겨울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겨울이란 혹독한 시간을 보냈기에 봄의 의미는 남다르고 소중한 것이다. 봄의 의지, 그것은 새 생명의 탄생을 방점을 찍는 것이다.

봄을 영어 단어로는 Spring이라한다.
Spring은 우물, 샘물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론 Spring은 우리가 상용하는 용수철이다. 이처럼 봄은 부활과 소생, 성장과 희망의 계절이다. 봄은 새 생명에 대한 약속을 말한다.

참고로 봄은 시기상으로 양력 3월에서 5월을 말하나 천문학적으로는 춘분(3월 21일경)에서 하지(6월 21일경)까지이다. 절기상으로는 입춘(立春, 2월 4일)에서 입하(立夏, 5월 6일) 전까지를 말하며, 음력으로는 1월에서 3월을 말한다.

우리 인생에도 봄은 굉장히 중요하다. 세상에 봄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기에 그 봄을 기다리며 오늘을 사는 이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것이다. 그 아름다운 사람들의 염원이 이루어지는 올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봄을 사랑한다. 그 무엇보다도 봄이란 계절을 흠모한다. 나의 친구, 가족, 이웃들도 함께 봄을 맞이하면서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봤으면 좋겠다. 그런 그 봄이 오랫동안 내 마음에 머물렀으면 좋겠다.

요즘처럼 피곤한 나날이 연속일 때 따뜻한 봄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봄맞이 가는 사람들은 그 봄이 가슴속에 오래도록 머물다 가기를 빌어본다.
봄, 봄, 봄이 점점 상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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