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태식칼럼](171)거지 넘쳐나는 공산국가
[현태식칼럼](171)거지 넘쳐나는 공산국가
  • 영주일보
  • 승인 2017.02.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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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1991년 10월 13일 아침식사를 마치고 9시에 시내 시찰에 나섰다. 일행 중에는 6시에 기상해서 주위를 돌아본 사람들이 지상낙원이라는 공산주의 국가에도 거지가 있다면서 놀라는 것이었다. 확인차 나도 가보았다. 지하도에 대여섯명의 거지가 이곳저곳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어떤 불구자는 소련의 10월 그 습하고 차가운 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모습이 비참하기 이를데 업었다. 공산하고 공평 분배해서 계급도 없고 잘난 사람, 못난 사람 없이 모두가 잘살게 하는 체제가 공산주의 체제라고 선전한 것이 모두 거짓임을 입증하고 있었다.

호텔마당에서 청소하는 건장한 청년은 엉성한 싸리빗자루와 기다란 수수빗자루를 가지고 청소하는데 쓸고자 하는 태도나 의욕은 보이지 않았다. 희망과 의욕을 완전히 상실한 사람 같았다. 굼벵이 움직이는 것과 흡사하게 꾸물거리며 쓰레기를 반은 쓸고 반은 남기는 정말 청소라 할 수 없는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 건너편에는 창공을 향한 거대한 탑이 서 있는데 그 꼭대기에 로케트가 우주를 향해 힘찬 비상을 하는 형상이었다. 그 탑이 오벨리스크 탑이고 티탄(금속티타늄)으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인공위성 발사 기념탑인 동시에 경제 달성 목표탑이라고 안내자가 설명하였다. 저런 거대한 탑을 전시용으로 건립하는데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그 탑 곁에는 거지가 신음하고 또 옆에는 꽃 몇 송이, 감자 몇 개, 사과나 배 몇 방울 놓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사달라고 애원하다시피 쳐다보는 나이 든 할머니들을 보면서 그들의 생활은 너무 비참할 것 같아 뾰족탑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았다. 호텔에는 없어질 것도 없을텐데 감시원이 복도마다 배치되어 있었다.

이 광경을 몸소 체험한 우리 일행들만이라도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얼마나 지킬 가치가 있는 제도인가 인식하고 사상과 제도가 잘못되면 인간을 어느 정도 비참하게 할 수 있는가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을 나는 가지게 되었다.

우리 대한민국에서 우월함이 입증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하겠다는 다짐도 했고, 공산주의에 향수를 가진 자 대오각성이 있어 나라를 혼란하게 하지 말기를 바라는 의사표시를 귀국해서 해야 되겠다는 각오도 새롭게 했다.

레닌이 공산주의 혁명으로 제정러시아 시절 어렵게 사는 국민을 해방시키는데는 성공했다 하더라도 오늘의 러시아 사회의 비극적인 현시을 예비하였구나 생각하니 그 죄악을 감추고 정권을 탈취하는데 공산주의를 도구로 이용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스탈린이 자국민 2,000여만명을 대숙청함으로써 완성한 공산주의 말로가 이런 것인가 생각하니 다시 한번 정권욕에 불타는 자는 국민을 기만하는 마술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산주의로 위장해서 아무리 일당독재를 강화하더라도 경제가 뿌리채 파탄난 이 마당에서는 자동 해체의 운명을 면할 수 없을 듯 하였다.

지도자 선택을 잘못하면 그 국민은 지옥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옷 색깔은 북구의 기후와 안개낀 아침처럼 우중충하다. 행인 모두의 얼굴에는 우수가 깃들고 지하도의 걸인 노숙자 중에는 불구자와 여자도 끼어있으니 지옥이라 아니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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