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정우성 당신은 연출하시오 나는 배우할테니…15년 우정
이정재, 정우성 당신은 연출하시오 나는 배우할테니…15년 우정
  • 나는기자다
  • 승인 2013.09.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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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관상'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이정재가 6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만40세 동갑내기 노총각 친구사이인 이정재와 정우성. 각각 SBS TV 드라마 ‘공룡선생’(1993), 호러 멜로 ‘구미호’(1994)로 엇비슷하게 데뷔한 이후 한국의 미남스타로 군림해온 그들이다.

출중한 외모에 연기력이 가려지는 아쉬움을 품어온 두 남자가 불혹에 접어들자 외모뿐 아니라 연기력까지 만개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국 영화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포문은 이정재가 먼저 열었다. 최민식(51) 황정민(43)과 공연한 범죄 드라마 ‘신세계’(감독 박훈정)로 468만 관객을 모았다. 지난해 여름 1298만 관객을 들인 범죄 액션 ‘도둑들’(감독 최동훈)로 회복한 티켓파워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과 2월21일 개봉으로 인한 비수기 상영 등이 아니었다면 500만 관객쯤은 충분히 돌파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낳았다. 이정재는 조직에 잠입한 형사 ‘이자성’을 맡아 경찰로서의 사명감, 자신을 친동생처럼 여기는 조직 보스 ‘정청’(황정민)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공포에 짓눌린 내면 연기를 연기파 최민식, 황정민 사이에서 제대로 표현해내 격찬을 들었다.

다음은 정우성 차례였다. 설경구(45) 한효주(26)와 공연한 범죄 스릴러 ‘감시자들’(감독 조의석·김병서)로 551만 관객을 끌었다. 정우성은 이 영화에서 킬러 ‘제임스’를 맡아 데뷔 후 최초로 악역 연기에 도전했다. 우락부락한 외모에 거친 말투를 가진 전형적인 악역과 전혀 다른, 잘 생긴 얼굴에 어리는 싸늘한 표정, 차분한 목소리로 공포를 극대화해 호평을 들었다.

그러자 다시 이정재가 나섰다. 송강호(46) 백윤식(66) 조정석(33) 김혜수(43) 이종석(24) 등과 힘을 합친 사극 ‘관상’(감독 한재림)의 ‘수양대군’역이다. 역시 악역의 전형을 깬 매력적인 악역이다. 첫 등장에서 얼굴의 흉터와 곰 가죽 모피 차림으로 상징되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압도한 뒤 이내 왕족다운 기품과 절도로 객석을 매료시킨다. 이후에도 관객들을 잡았다 놓았다 하는 것은 물론이다. ‘신세계’와는 또 다른, ‘이정재의 발견’이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고 있다.

 

이정재는 “앞서 (정)우성씨가 ‘감시자들’을 촬영만 하고 오면 무척이나 좋아했다. 자기 캐릭터가 좋다고 말했는데 실제로도 진짜 멋있게 잘 나왔더라. 최고였다”면서 “우성씨가 ‘감시자들’을 통해 연기도 호평 받고, 흥행 성적까지 잘 거둬 나도 기분이 좋다. 우성씨가 흥행이 잘 됐다고 한턱 거하게 쐈다”고 전했다.

“두 영화가 장르가 달라 비교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번에는 내가 쏘고 싶다. 하하하”라며 흥행성공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정재와 정우성은 1999년 버디 무비 ‘태양은 없다’(감독 김성수)에 나란히 출연하며 처음 인연을 맺은 뒤 15년째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미혼인데다 사귀는 여자친구도 없는 두 사람은 틈날 때마다 함께 술도 마시고, 영화도 본다. 최근에는 서울 삼성동의 최고급 빌라에 나란히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선 두 사람에게 “결혼하려면 두 사람이 안 만나야 한다”는 조언까지 하고 있다.

 

이정재는 “우성씨와 나는 서로 눈빛만 봐도 그에게 지금 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차릴 정도”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해왔지만 아직도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만한 ‘돌직구’ 같은 말은 삼간다. 상대를 존중해줘야 나도 상대로부터 존중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도 두 사람이 서로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만큼 절친하지만 ‘태양은 없다’ 이후 더블 캐스팅된 작품은 영화는 물론 TV드라마에도 없다.

이정재는 “사실 몇 년 전부터 감독들을 만나면 우리 둘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그런데 뭘 준비하는지 모르겠다. 아직까지도 소식이 없다”면서 “지금 우리가 딱 같이 하면 좋은 타이밍인데. 정말 빨리 함께 하고 싶다”고 바랐다.

“이러다 20년 뒤에 예쁜 할머니를 두고 연적이 되는 황혼 로맨스 영화나 예비 사돈으로 만나서 ‘네 딸 줘’, ‘내 딸 못 줘’하는 코미디 영화를 찍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어쩌면 정우성이 연출하고, 이정재가 주연하는 영화를 더 빨리 만날 지도 모르겠다. 정우성은 삼성전자와 손잡고 갤럭시 S4의 브랜드 필름 ‘나와 S4 이야기’ 1, 2편을 5월과 7월에 선보이는 등 연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고 연출력도 인정받고 있다.

이정재는 “우성씨가 쓴 시나리오를 봤다. 재미있더라. 출연하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무조건 한다고 했다”면서 “우성씨가 연출하는 영화라면 주연배우가 아니라도 좋다. 카메오라도 반드시 할 것이다”고 말해 애정과 신뢰를 나타냈다.

거꾸로 자신이 연출해 정우성을 주연 배우로 캐스팅하는 것은 어떨까. 이정재는 바로 고개를 가로 젓는다. “우성씨는 100페이지, 120페이지나 되는 시나리오를 정말 탈고하지 않나. 그러나 나는 엄두조차 못낸다. 1분짜리 브랜드 필름? 영화는 그나마 억지로라도 해보겠지만 그것은 더 힘들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배우에 전력하련다. 감독은 우성씨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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