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장동건도 마흔이 넘었구나…'신사의 품격'

2012-05-23     나기자

영화배우 장동건(40)이 SBS TV 주말극 '신사의 품격'에서 진중함을 벗고 코믹을 입었다. MBC TV '이브의 모든 것'(2000) 이후 12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다.

23일 서울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요즘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게 느껴진다. 또 드라마 한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년 전부터 해오고 있었다. 적절한 작품을 못 만나고 있던 차에 40대 이야기이고 신우철 PD, 김은숙 작가 작품이라 두려움과 망설임 없이 작품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장동건은 완벽한 얼굴과 과도하게 흠 없는 외모로 여성들의 마음을 홀리지만 철저한 '모태 독신'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축사무소 소장 '김도진'을 연기한다. 상대가 받을 상처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목적을 관철시키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독설도 서슴지 않는다.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 '마이웨이' 등에서 보여준 무거움에서 탈피한다. "영화에서 무겁고 지나칠 정도로 진중한 역할만 주로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볍고 일상적인 연기, 좀 더 내 자신을 내려놓고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적절한 시기와 타이밍에 이 드라마를 만나게 됐다."

"대본이 8~9부 정도 나왔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코미디적인 부분이 많아진다. '김도진'이 까칠하고 냉철하고 독설을 달고 사는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인간스러운 허당스러운 면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이 극의 재미를 더해줄 것 같다.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이렇게 망가져도 될까 싶었는데 감독이 수위를 잘 조절해줘서 지금은 마음을 다 열고 기분 좋게 망가지고 있다"며 웃었다.

코믹터치 부분에서는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와 '시크릿 가든'에서 호흡을 맞춘 현빈(30)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장동건은 "현빈이 '시크릿가든' 출연을 결정하고 촬영할 때도 내가 함께 있었다. 현빈이 드라마에서 굉장히 유쾌했지만 연기자로서의 고민이 많았다. 그때 들었던 이야기들과 이번에 휴가 나왔을 때 촬영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후배지만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코미디에 대한 부분들 조언이 많았다. 유쾌한 드라마를 찍는 게 처음이라 리액션과 코미디 수위에 대해서 토로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민망한데요, 하다보면 형이 더 욕심 날거예요'라고 조언해줬는데 내가 지금 그 단계인 것 같다. 현빈이 시청자들에게 검증을 받은 경험이 있으니 기분이 좋다. 나 또한 유쾌하게 망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다"며 불안 대신 기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신사의 품격'은 사랑과 이별, 성공과 좌절을 경험하며 세상사에 미혹되지 않는 불혹을 넘긴 꽃중년 남자 넷의 로맨스를 다룬다. 장동건과 김하늘(34), 김민종(40), 김수로(42), 이종혁(38), 김정난(41), 윤세아(34) 등이 출연한다.

장동건은 이번 작품을 통해 '꽃미남'에서 '꽃중년'으로 옮겨 타게 됐다. "꽃미남이 아닌 중년이 된 것을 받아들인 지 몇 년이 됐다. 아저씨라는 단어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돼있다. 특히 내 나이 때문에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 같고 지금 40이라는 나이를 개인적으로 향유하고 즐기고 있다. 앞으로도 배우생활해 나가면서 좋은 기운으로 좋은 영향으로 미쳐서 오랫동안 멋진 모습으로 연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마음이다.

부인 고소영(40)에게는 미안해했다. "아이가 크고 있으니 집에 오래 못 있는 것에 대해 미안했다. 하지만 고소영이 이번 드라마의 대본도 직접 보고 응원을 많이 한다. 수면 시간이 적고 집에서는 잠만 자는 정도지만 열심히 아이 키워주고 내조 열심히 해줘서 마음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고맙다."

'신사의 품격'은 26일 밤 9시50분에 첫 방송된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