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교육 “초등학교 4~6학년 중간・기말고사 부활 안돼요~”

1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성명 “결국 시험으로 줄세우기” "인수위 발표는 교육자치 시대의 학교별 상황 무시하는 처사” 비판

2022-07-11     박혜정 기자
김광수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인수위원회는 7일 활동종료 기자회견에서 내년부터 초등학교 4~6학년 대상 중간・기말고사를 부활시키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1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가 “초등학교 4~6학년 중간・기말고사 부활은 결국 시험으로 줄세우기”라며 “ ‘학력진단 폐지 후 기초학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말과 함께 ‘성적 줄세우기’가 아닌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대책임을 강조했으나 이미 3월에 학교별로 기초학력 진단을 위한 평가를 하는 상황에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겠다는 것은 결국 시험 경쟁으로 학력을 높이겠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지부장 문희현)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발표는 사실상 초등 일제고사 부활의 전조”라며 “과거 시행되었던 일제고사는 이미 그 부작용이 확인되어 폐지되었다. 평가 결과에 따른 ‘지원’은 사라지고 서열화가 가속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햇다.

그러면서 “학습의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다양한데 학습부진의 원인을 사실상 학생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몰아붙였기 때문”이라며 “ 또한 이번 인수위 발표에서 평가를 하겠다는 것은 있으나 평가 결과 무엇을 할 것인지는 빠져있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 기초학력 보장은 ‘진단’이 아니라 ‘지원’이 핵심”이라며 “진단에 초점을 둔 평가 확대는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답이 될 수 없다. 또한 ‘학력’은 국영수의 지식에만 있지 않다.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인간상은 선다형 문제 풀이에 능숙한 학생이 아니다. ‘지원’은 없고 ‘진단’만 넘쳐났던 과거 일제고사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 교육자치 시대이다. 현 교육감도 교육자치를 통해 제주도민의 투표로 당선되었다. 앞으로 교육자치는 당연히 학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며 “학생 평가에 대해서도 지역과 학생 개개인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학교별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맞다. 인수위 발표는 교육자치 시대 학교별 상황은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정 학교와 학생을 지원하는 교육청이라며 기초학력을 향상시키기위해서는 진단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진단 위주의 중간・기말고사 부활 발표를 철회하고 온전한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방안에 더 힘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광수 교육감은 선거 기간부터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해 우선 현재의 학력 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학력 수준을 파악하고 나면 맞춤형 교육을 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