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선거방송 압승 “예능보다 재밌네”

2012-04-12     양대영 기자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SBS가 총선의 또 다른 승리자로 기록됐다. 11일 시행된 총선 개표방송에서 상업방송인 SBS가 재미와 깊이 모든 면에서 공영방송인 KBS와 MBC를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업이 진행 중인 MBC와 KBS가 부실한 컨텐츠와 진부한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SBS는 지상파 방송3사 중 유일하게 오후 4시부터 선거방송을 시작했다. 반면 KBS와 MBC는 시청률에서 밀릴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한 시간 늦은 오후 5시부터 방송을 시작해 젊은층의 투표 독려를 막으려 한다는 빈축을 샀다.

SBS는 투표시간대 시민들의 투표 인증샷을 실시간으로 내보내는 기획을 선보였다. #0411로 투표 인증샷을 보내면 SBS 방송 화면과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오전에만 1만3000여명이 인증샷을 전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신성에 시민들의 투표에 대한 관심까지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사진을 보낸 시민들은 “내 사진이 궁금해 자꾸 SBS를 보게 된다”, “개표방송도 SBS에 몰아주자”는 등의 의견을 남겼다.

개표방송에서도 SBS는 다른 방송사의 수준을 앞질렀다. 득표율만을 보여주는 경마중계식 보도에 그치지 않고,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선거의 판세는 물론 의미까지 짚어주는 촌철살인의 논평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왕의 남자 이재 오디로’(이재오), ‘7선 꿈 향해 슛’(정몽준), ‘내가 제일 고소해’(강용석), ‘찻잔 속 태풍의 눈’(박세일) 등이 단적인 예다. ‘지역 거물 한판 승부’ (충북 청주), ‘삼성변호사 대 노조변호사’(경남 거제), ‘노동자 도시의 표심은?’(울산 북구) 등 지역구의 대결구도도 핵심을 잘 짚어냈다는 평가다. 다양한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한 역동적 화면과 아나운서들의 전문적인 진행 역시 돋보였다.

제작진들의 파업으로 홍역을 빚고 있는 KBS와 MBC는 기존 양식을 벗어나지 못한 선거방송을 보여줬다. MBC는 아나운서 대신 신율 명지대 교수와 개그우먼 박미선씨가 개표방송을 진행했다. MBC는 선거방송 질 저하를 우려해 파업 중인 노조원들이 선거 당일 하루 무임금으로 방송을 제작하겠다고 의사를 밝혀왔음에도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방송을 진행하는 아나운서의 짧은 치마길이가 “민망하다”며 도마에 올랐다. 오후 3시50분쯤 투표가 한창 진행 중인 시각에 개표결과 자막을 내보내는 방송사고까지 냈다. KBS 선거방송을 봤다는 트위터 이용자 @ji***는 “김종훈 후보 1위는 fta에대한 국민의 생각이 반영된거라는 아나운서의 말. 언제부터 강남을이 대한민국 국민 대표였나요?”라고 따가운 말을 전했다.

반면 시청자들은 SBS의 선거방송에 ‘신세계’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뉴스타파> 진행자이자 YTN 해직기자인 노종면 기자(@nodolbal)는 “4.11총선 선거 방송, 이미 SBS가 이겼다”며 “투표율 상세 표출과 인증샷 방송. 투표율 제고라는 목표 없인 불가능한 포맷이다. K,M,Y는 투표율 높아지는 게 싫은듯 투표율 방송 밋밋하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트위터 아이디 @friend********는 “SBS 선거방송 보면서 웃겨죽는건 저 혼잔가요? 준비 꽤 많이 하신것 같네요. 어지간한 예능보다 재밌네요”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