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7년만에 1박2일 유세 나서는 이유는?

2012-04-07     나기자

ㆍ부산지역만 5번째 방문… 민주통합당 후보들 '강세'반증하는 듯
ㆍ차기 대권후보 문재인 견제강화도 포석, 민심 달랠 해법낼까 주목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이 6일 오후 항공기편으로 부산으로 이동해 1박 2일동안 부산 북구·사상구·수영구 등에서 유세를 펼친다.

박 위원장이 공식선거기간 동안 외박 유세를 하는 것은 지난 2005년 4월30일 경북 영천 국회의원 재선거 이후 7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부산지역만 이번 선거기간에서 5번째 방문이다.

박 위원장이 외박까지 하면서 부산지역 유세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이 지역의 판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지난 4일 방송 3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51.9%의 지지율을 얻는 등 민주통합당이 낙동강 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하을에서도 민주통합당 조경태 후보가 51.8%를 얻어 23.8%의 지지율을 보인 새누리당 안준태 후보를 28%p 앞섰다.

부산 북강서을은 민주통합당 문성근 후보가 36.6%의 지지율을 보여 35.8%를 얻은 새누리당 김도읍 후보를 0.8%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은 최악의 경우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에서 민주통합당에 최소 2석에서 최대 4석까지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몰려있는 것이다.

때문에 박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등 낙동강 벨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야풍(野風)을 진화하고 새누리당이 부산·경남(PK)지역을 사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또 박 위원장은 이번 부산 방문에서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된 문 후보를 적극 견제키 위해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손수조 후보를 지원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사상구 손 후보 지지율 높이기 총력

부산 사상구는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문 후보와 '박근혜 아바타'라고 불리는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맞붙어 '미니 대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부산을 방문했을 때 손 후보를 방문해 "새누리당이 꿈꾸는 새로운 정치가 이곳 부산에서부터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면서 "끝까지 힘을 내서 새롭고 젊은 바람으로 우리 정치와 부산을 확실하게 바꿔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손 후보는 20대를 대표하는 인물이 아니고 20대와 함께 꿈꾸고 좌절하고 아파하고 희망을 노래하겠다는 새누리당의 의지를 선택한 후보"라면서 "더 이상 손 후보와 같은 희생이 없도록 도와 달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김 전 의원의 인사말 도중 옆에 있던 손 후보가 눈물을 보이자 손을 꼭 잡으며 "마음고생이 많다"는 말로 위로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부산 방문에도 사상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손 후보는 지지율에서 문 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박 위원장은 손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선거에서 손 후보가 낙선되더라도 근소한 차이로 떨어진다면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문 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손 후보가 큰 차이로 낙선할 경우 그동안 그를 적극 지원해온 박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에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는 것도 한 요인이다.

◇"부산이 심상치 않다" 김무성, 우파단일화 제안

박 위원장은 공식 선거기간동안 부산을 네 차례나 방문하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본래 부산은 새누리당의 '텃밭'이지만, 민주당이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 문재인(사상) 문성근(북강서을) 김정길(진구을) 등 거물급 후보들을 전면배치하면서 새누리당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증하듯 새누리당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6일 부산 진구갑 등 보수 후보들에게 '우파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는 "(우파후보가) 동반낙선해 좌파 후보를 당선시켜 역사의 죄인이 될 수는 없지 않냐"며 "새누리당 후보든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든 여론조사에서 우열이 가려진 곳의 2등 후보는 나라를 위해 백의종군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 후보 중에도 다른 우파 정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은 후보는 사퇴하고 우파 정당의 후보를 지지해 나라를 구하자"며 "적전분열로 초박빙 지역의 우파 국민들도 우파후보 단일화 운동을 벌여달라"고 호소했다.

◇동남권신공항 부산저축은행 문제 해법 내놓을까

또 총선을 닷새 남긴 시점에서 박 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했기 때문에 그동안 거론됐던 지역경제 붕괴와 관련된 부산 민심을 어떻게 달랠지도 주목된다.

부산의 반(反) MB 및 반 여당 정서는 동남권신공항 백지화로 뚜렸해졌으며,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정점을 찍었다.

박 위원장도 지난 20일 토론회에서 PK(부산·경남) 민심이반의 원인에 대해 이같이 진단하며 "신공항 문제는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축은행 피해자구제를 위한 특별법 처리와 관련한 박 위원장의 입장도 눈 여겨볼 대목이다. 부산에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의 상당수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 한 의원은 "부산 민심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에 (지역민들에 대한) 배려나 어떤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신공항, 저축은행 사태 등 부산 민심을 등돌리게 한 복합적인 문제에 대해 박 위원장의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