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130~140석 낙관, 민주 "130석도 위기"
당초 이번 총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던 새누리당의 경우 최근 야권의 잡음 속에 오히려 낙관적인 상황으로 뒤집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에 야권의 경우 공천 등의 과정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안정적인 목표의석 확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與, 원내 1당 달성 기대감
4·11 총선이 1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압승에서 '힘든 싸움'의 비관적 전망으로 돌아선 민주통합당과는 달리 새누리당은 원내 1당 달성도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10·26 재보궐 선거와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등 악재로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최대 120석, 최악의 경우 100석도 건지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약진이다.
당 안팎에서는 140석까지도 확보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조차 새누리당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130석을 넘어가는 추세로, 우세를 보이는 지역 수가 민주당을 앞서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을 정도다.
새누리당은 246개 지역구 가운데 110석 가량을, 비례로 23~24석 가량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양당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으로 140석 가까이 차지하는 정당이 원내 1당이 될 것"이라면서도 "새누리당이 135석 이상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새누리당은 영남권 67석 중에서 60석, 수도권 112석 가운데 40석 가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강원·충청 지역에서 15석 가량 차지하고 비례대표로 20석을 얻으면 135석이 만들어진다는 계산이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도 "새누리당은 공천 과정에서 물갈이가 성공했다는 평가다"라며 "민주당보다 더 많은 호응을 얻어 135~140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역별로는 전체 지역구의 절반에 가까운 112개 지역구의 수도권에서 40~46석 가량이 점쳐진다.
윤 실장은 "수도권은 지역주의 정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론이 예전에 비해 약화된 것은 틀림없다"면서도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심판의 직접 대상도 아니지만 선거는 집권세력 평가라는 점에서 새누리당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와 동작을(정몽준) 등이 우세지역이며 노원병(허준영), 양천갑(길정우), 영등포갑(박선규) 등은 열세지역으로 분류된다.
또 인천 연수구(황우여). 경기 광명을(전재희), 포천연천(김영우) 등에서도 새누리당이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67석의 영남권에서는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대구·경북은 대부분 의석을 가져올 것이고 부산도 야권 바람이 2~4석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여 영남권 수성은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3~24일 실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도 대구 수성갑에서 이한구 후보가 민주당 최고위원인 김부겸 후보에 20%포인트 이상 앞서 있는 등 대구·경북은 새누리당의 독주가 돋보이고 있다.
부산에서는 진구갑(나성린), 북강서갑(박민식), 해운대기장갑(서병수), 해운대기장을(하태경), 사하갑(문대성), 연제구(김희정) 등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野 "우세지역 적어…쉽지 않아"
민주통합당의 경우 최근 예측치인 130석에 대해서도 위기감이 팽배해있다. 공천 잡음 및 야권연대에 위기를 겪던 과정 등에서 지지율이 빠지면서 경합으로 분류되던 지역이 열세로 돌아서는 등 결코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당 내부에서는 지역구 105석과 비례대표 20석 등 125석 안팎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까지 고려할 경우 과반수 의석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새누리당 지지자의 경우 결집도가 높은 반면 전반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투표율이 50∼55% 수준일 때 박빙 또는 박빙우세가 가능하고, 55∼60% 수준이 돼야 승리를 점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선거대책본부장인 박선숙 사무총장은 이날 "총론적으로 현재 전체 판세가 박빙이라고 할 수 있다"며 "민주당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총괄적인 판세에서 접전, 박빙처럼 보이지만 각 지역으로 들어가면 백중열세 지역이 대다수"라며 "백중우세, 혹은 우세인 지역은 새누리당이 훨씬 많고 우리 쪽이 적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공천이 끝난 뒤 야권연대가 자리를 잡아가고, 상대편에서는 민간인 사찰 은폐에 대한 청와대 개입설이 나오고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이번 선거를 색깔론으로 가져가면서 오히려 서민경제 파탄에 대한 심판 구도가 살아나는 조짐이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수도권지역에서는 아직 우세지역으로 판단되는 곳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경우 7% 이상 앞서 우세라고 볼 수 있는 지역이 총 48개 선거구 중 5곳 정도라는 입장이다. 광진을(추미애)이나 마포을(정청래), 구로을(박영선) 등을 대체적으로 우세지역으로 꼽고 있다.
이 밖에 3∼7% 가량 앞서는 경합우세지역을 합하더라도 우세한 곳은 모두 20곳이 채 안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는 열세지역이 많거나 3% 안팎의 초경합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라는 판단이다. 영등포을(신경민), 중구(정호준), 종로(정세균), 관악갑(유기홍), 성북갑(유승희), 구로갑(이인영) 등을 경합지역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접전지역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52개 선거구 중 우세지역이 10곳 안팎이고 나머지 지역들은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영남지역의 경우 부산 사상(문재인), 사하을(조경태) 정도를 우세지역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지역에서도 일부 상승세를 보이는 지역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남 김해을(김경수)은 오차범위 내에 있지만 아직 열세라는 분석이다.
호남지역에서는 새누리당 이정현(광주 서을), 정운천(전북 전주 완산을) 후보 등이 과거보다 표를 얻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인 민주당의 우세가 예상되는 곳이다.
충청지역에서는 우세를 보이는 세종시(이해찬) 외의 대부분 지역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0곳 안팎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원 역시 대부분 경합지역인 상황이다.
통합진보당은 안정적인 원내교섭단체 진입을 위해 30석을 넘기는 것이 목표인 가운데, 일단 지역구 12석에 비례대표 8석 등 20석 정도가 현재 가능한 의석으로 보고, 선전할 경우 '플러스 알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역구에 출마한 55명 중 서울 노원병(노회찬)과 고양 덕양갑(심상정), 울산 북구(김창현), 창원 의창(문성현), 전남 순천·곡성(김선동) 등을 우세한 지역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일단 민주당이 135석 안팎을 확보하고 통합진보당까지 합하면 야권연대가 150석 정도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통합당이 최소 128석에서 130석 정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최대로 얻을 수 있는 의석수는 140석까지 볼 수 있는데 영남 등 새누리당 텃밭 지역에서 어느 정도 선전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수도권 선거구에서는 전체 112석 중 민주통합당이 61석, 통합진보당이 3석 가량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에서는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출마하는 노회찬 후보가 당선 안정권으로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택수 대표는 "민주통합당이 135석에서 140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수도권에서는 새누리당과 야당이 6대 4의 비율로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