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박근혜, 쇄신의 강도는 굉장히 약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을 쇄신하겠다. 국민을 바라보겠다는 말을 믿고 (비대위에) 들어왔는데 막상 들어와서 (박 위원장과) 얘기를 해보니까…"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박 위원장의 성격을 볼 때 당의 화합이라는 것을 굉장히 생각하는 측면이 강했다"면서 "저는 박 위원장과의 시각을 달리한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김 비대위원과의 일문일답.
-사퇴 의사를 박 위원장에게 전했는가.
"박 위원장과는 지난 2월27일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시작될 무렵 위원직을 사임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다. 또 지난 6일 비대위원으로서의 역할이 끝났으니까 비대위를 떠났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를 했었다"
-비대위가 최고위원회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역할이 끝났다고 말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비대위가 최고위를 대신하고 있고 다음 지도부가 구성될 때 까지 존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스스로가 비대위에 남아서 할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떠나는 것"
-새누리당 공천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공천과정에서의 문제점은 공천위에서 전권을 행사해서 결정된 사안이다. 완료된 사안에 대해 문제점이 있다 없다를 말할 수 없다"
- 당 공천자 명단에 경제·민주화 인사가 적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 위원장이 강조했던 부분이다.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실천하는데 최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 생각한다. 경제 민주화는 헌법에 규정된 사항이다. 새누리당이 늦게 받아들였을 뿐이지 우리나라 현재 사회 현상을 직시할 때 풀어나가지 않으면 정당으로서 위치가 어렵다고 생각을 한다.
새누리당이 이 부분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국민의 의식이 변화하는 것을 늘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이 호전됐다고 사고를 가지면 안된다. 국민에게 약속한 사항은 가급적 철두철미하게 시행하려는 것이 최상의 길이다"
-공천에서의 문제점이 사퇴에 영향을 준 것인가.
"공천에서의 불만은 비대위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비대위원의 자격으로 내 의사를 표시했던 것이다. 공천 자체가 사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사퇴는 이미 새누리당의 정강·정책을 확정했을 때 임무가 끝나서 그만 두려고 했다. 그 당시 사퇴를 하려고 했는데 말이 많아서 한 달 정도를 연장한 것이고 2월말에도 사퇴를 결심했다가 오늘까지 연장된 것이다"
-공천에 아쉬움이나 불만은 없나
"불만은 전혀 없고 사람을 선택하는데 보다 노력하고 신중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
-다른 비대위원 중 사퇴 의사를 밝힌 분은 없는가.
"다른 비대위원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다. 정치 집단에서는 개인적인 입장 표명을 하면 된다. 어제 다른 비대위원들을 만나 사퇴할 것임을 밝혔다. 아마 그분들은 비대위가 해체될 때까지 할 것 같다"
-지금 사퇴를 하면 지도부에 타격이 있을 것 같다.
"정치에 가급적 개임을 안하려고 했던 사람이다. 지난해 비대위가 발족한다고 하면서 도와달라고 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려워서 참여했던 사람이다. 박 위원장이 비대위를 발족한 뒤 보낸 시간동안 당을 평정하고 박 위원장 나름대로 목표를 향한 (대권)가도를 확실히 다졌다는 측면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향후에 박 위원장을 도울 것인가.
"총선에서는 도울일이 없고 선거가 끝나고 난 이후에는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 박 위원장이 어떤 생각을 할 지 몰라서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다"
-박 위원장에게 아쉬운 점을 말해달라.
"박 위원장의 성격을 볼 때 말을 잘 안하고 온화한 성격을 가진 분이다. 당의 화합이라는 부분을 굉장히 생각하는 측면이 강했는데 나는 박 위원장과의 시각을 달리한다. 당을 쇄신하겠다 국민을 바라보겠다는 부분을 믿고 들어왔는데 막상 들어와서 얘기를 해보니까 그것에 대한 강도는 굉장히 약했다.
(일각에서는) 겁도 나고 당이 화합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공천위가 끝나고 중진들이 대거 탈당해서 무소속을 출마할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초기에는 30명쯤 나가서 박세일 신당에 가면 큰일이라는 말을 하면서 나에게 말을 삼가해달라는 말도 들었다. 이런 부분은 동의하지 못한다.
시대가 어떤 상황인가. 지금 시대는 18대 공천에서 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와는 다르다.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 심판론이 걸려있는 정당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정당을 운영하면 정당은 효율을 발휘하지 못한다"
-새누리당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에 대해 말해달라.
"최근 새누리당이 조금 안일한 자세로 회귀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 정당들이 다 그런 모습이다. 위기를 느끼면 한 두번 반짝 위기의식을 느끼다가 조금 편안해지면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것을 반복하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상황을 맞은 것이다.
6·2 지방선거때도 안일하게 생각하다가 성공을 못했고 분당 재보궐선거와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등에서도 성과를 거두지 못해서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킨 것이다. 그것이 실질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식하고 긴장된 상태로 있었으면 하는 바람있다. 총선을 대비해 인적쇄신을 과감하게 했다면 리더쉽 확립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총선 전망을 해달라.
"박 위원장이 지난 2004년 천망당사 시절 121석을 차지했는데 그 이상의 의석을 얻으면 박 위원장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121석 이상은 될 것같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