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2선 vs 11선'의 대결…변화 오나?

2012-03-20     나기자

보수진영의 텃밭으로 불려온 강남지역 일대가 이번 선거에서 초미의 관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치신인들을 이 지역 후보로 내세운 반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려는 민주통합당의 경우 3∼4선의 중진급 현역 의원들을 대거 앞세워 '바람'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현재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에서 내세운 인물들을 보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새누리당의 경우 현역 의원은 비례대표 출신으로 송파병 후보로 나선 김을동 의원과 현 송파을 지역구 의원인 유일호 의원 등 두 명이다. 이들 모두 초선 의원이다.

나머지는 심윤조 전 외교부 차관보(강남갑),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강남을),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제2차장(서초갑), 강석훈 전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서초을), 박인숙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과 교수(송파갑) 등 사실상 정치신인들이다.

반대로 민주당에서 내세운 후보들은 대선주자급을 비롯해 쟁쟁한 의원들이 포진해있다. 이미 2007년에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고 올해에도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정동영 의원(강남을)과 법무부 장관 출신에 당 최고위원을 지낸 천정배 의원(송파을), 과거 새천년민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시절 최고위원을 지낸 정균환 전 의원(송파병) 등이 이 지역 후보로 나섰다.

이들은 각각 3선, 4선, 4선의 중진급들로 이들의 선(選)수만 합해도 11선이다. 이 밖에 이혁진 에스크베리타스 자산운용 대표(서초갑), 임지아 변호사(서초을), 박성수 변호사(송파갑) 및 아직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강남갑(마재광 서울시당 정책실장과 김성욱 전 지역위원장 경선) 등 정치신인들도 나서고 있지만, 중진급들이 나선 지역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사실상 강남3구가 정치신인들과 중진급 정치인들의 대결구도의 양상을 띠고 있다.

더욱이 이들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색을 띠는 곳인 만큼 중량급 인사들을 대거 내세운 민주당이 얼마나 지역구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 18대 국회에서는 김성순 의원(송파병) 한 명만이 야당 의원으로서 지역구를 갖고 있었다.

이뿐 아니라 이들 지역에서 여야 후보들이 갖는 성향에 따른 대결구도도 관심이다. 특히 보수 텃밭이라는 측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리는 점이 눈에 띈다.

강남을에서 공천을 받은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참여정부 때부터 FTA를 강력하게 추진해온 인물이다.

반면에 김 전 본부장과 맞붙는 정동영 의원의 경우 최근 FTA에 대한 반대의 선봉에 나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송파을의 천정배 의원 역시 FTA 등에 있어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적인 색채를 가진 대표적인 인물이다.

과거 보수진영의 안정적인 기반이 돼온 이 지역이 이번 총선에서 기존과는 사뭇 다른 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이 지역의 선거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