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시범경기 첫 대포…"노리고 들어갔다"

2012-03-18     나기자

'라이언 킹'이 돌아왔다. 이승엽(36·삼성 라이온즈)이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으로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이승엽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2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투런 아치를 그려내며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승엽은 팀이 4-2로 앞선 5회 1사 2루에서 상대 투수 임찬규의 134㎞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 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아치였다.

8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이승엽은 시범경기 첫 날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페넌트레이스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승엽은 이틀 전 SK와이번스와의 연습경기에서도 홈런을 뽑아낸 바 있다.

경기 후 이승엽은 "앞선 두 타석에서 (임찬규의) 직구와 슬라이더를 봤는데 세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를 노리고 들어갔다. 일단 직구에 타이밍을 잡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윙할 때 조금은 둔탁한 느낌이 들었다. 스윙은 괜찮았는데 임팩트가 좋지 않았다"면서 "어쩄든 홈런은 홈런"이라고 웃었다.

이승엽은 5회 외의 나머지 네 타석에서는 침묵했다.

1회 무사 1,2루에서 1루 땅볼로 물러났고 3회에는 2루수 뜬공에 그쳤다. 7회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에 잡혀 아쉬움을 남긴 이승엽은 9회에는 리즈의 155㎞짜리 강속구 앞에 삼진으로 돌아섰다. 최종 성적은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원정 팬들은 경기 내내 이승엽의 이름을 연호하며 왕의 귀환을 반겼다. 이미 한 차례 홈런을 지켜본 이들에게 나머지 타석에서의 범타는 무의미했다.

이승엽은 "짠하다. 이런 맛으로 한국에서 야구하는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