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왈종 '제주생활의 중도' 종합선물세트
2012-03-15 나기자
회화·부조·목조·도자기·향로 등 작가가 그동안 작업한 60여점을 선보인다. 1991년부터 일관성 있게 작업해온 '제주생활의 중도(中道)'가 주제다.
'중도'의 세계 안에 어우러진 동물과 인간군상의 모습은 지극히 평화롭다. 남편과 밥상에 마주앉아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내, 짝지어 노닐고 있는 사슴, 개에게 밥을 주는 사람, 골프를 치는 무리 등 소소한 일상 자체다. 특히 간간이 등장했던 골프채, 골프 치는 사람들이 이번에는 전면에 드러난다.
"제주생활의 중도라는 단일명제로 작업해 온 지도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시간의 힘으로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하다. 검은 머리가 백발로 눈썹도 또한 새하얗게 변했다"는 이씨는 "이미 늙은 몸은 허약하고 말랐으나 온갖 꽃들과 새를 벗 삼아 살아가는 나는 마음만은 풍요롭다"고 전한다.
"존재하는 것은 꿈이요 환상이요 물거품이며 또한 그림자와 같다는 법문이 실감 난다. 몸과 마음속에서 악취 나는 것을 씻어내는 마음공부를 하면서 모든 존재는 연기에서 이뤄지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평등하다는 것을 하얀 종이 위에 담는다."
올해로 22년째로 접어드는 작가의 제주도 생활은 은둔적이라기보다는 분주하다. 10년 전부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미술교실을 열고 봉사하고 있다. 서귀포 이중섭 미술관의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02-519-0800【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