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검증위 '설계 오류' 인정 큰 파장

2012-02-18     나기자

'제주해군기지 15만t 크루즈 선박 입출항 기술검증위원회'(위원장 전준수)가 제주해군기지 설계상 15만t급 크루즈 선박이 자유롭게 드나들기에는 설계상 오류가 있는 것으로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15만t 크루즈 선박 입출항 기술검증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 14일까지 모두 4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종합보고서를 채택하고 17일 언론에 공개했다.

검증 결과 설계상 오류로 크루즈 선박 시뮬레이션을 다시 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해군기지는 '해상교통안전진단 시행지침'에 따라 항만설계 최대 풍속이 초속 14m가 적정하나 초속 7.7m로 설계됐다며 초속 14m로 적용해 선박이 항만에 접안했다가 출항하는 선박 조종 시뮬레이션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검증위는 이를 토대로 지금의 민군복합항으로는 15만t급 여객선이 서방파제 부두에 자유롭게 입출항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크루즈선의 통항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횡풍압(선박이 옆으로 받는 바람의 압력) 면적도 설계보고서에 나와있는 8584.8㎡가 아니라 15만t급 크루즈선이 실제로 받는 횡풍압 면적인 1만3천223.8㎡를 적용해 선박 시뮬레이션을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군이 선박 시뮬레이션을 할 때 실제로 적용했다고 주장하는 1만2515.8㎡보다도 압력 수치가 높은 수치다.

또 설계평면도로 보면 항만 입구의 항로 굴곡부 중심선의 곡률 반경과 항로 폭을 고려할 때 여객선이 항만에 입·출항하기에 적정하지 않다며 항로 법선을 설계기준에 맞도록 현재 77도인 교각(交角)을 완화하도록 권고했다.

기술검증위는 현재의 항만설계를 크게 변경하지 않는 범위에서 항만 구조물 재배치와 고마력 예인선 배치를 반영해 선박의 통항 안정성과 접안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선박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는 제주도 '민·군 복합형 민항시설 검증 태스크포스'가 지난해 9월 제기한 해군기지 설계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인정한 것이어서 앞으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총리실은 해군기지 항만 설계가 잘못됐다며 제주도가 검증을 요구하자 지난 1월 국회 예결위 조사소위의 권고를 토대로 기술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같은 달 26일부터 지난 14일까지 4차례에 걸쳐 회의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