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모두 제 책임"…국회의장 전격 사퇴
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한종태 국회대변인을 통해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큰 책임을 느끼며 국회의장직을 그만 두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갈 것이며 (돈봉투 사건과)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모두 제 책임으로 돌려주셨으면 한다"며 "그동안 사랑해준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의장의 사퇴는 국회법에 따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과반수와 출석 과반수 의원의 찬성을 얻어 처리된다. 18대 국회 후반기 의장인 박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29일까지이다.
현직 국회의장이 임기중에 사퇴한 것은 지난 93년 재산공개 파문으로 사퇴의 건이 가결된 박준규 전 국회의장 이후 19년만의 처음이다.
박 의장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장직을 사퇴키로 했다.
박 의장은 그동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의 사퇴 촉구와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 의장직 사퇴를 거부해 왔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좁혀오자 더 버틸 수 없다고 판단, 의장직을 사퇴한 것으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박 의장과 2008년 전대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정무수석은 검찰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신임 국회의장 인선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몫으로 여당 내 최다선 의원 가운데 신망이 두터운 의원을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추대한다.
이날 현재 후임 국회의장 후보로는 6선으로 현역 당내 최다선인 정몽준(동작을), 홍사덕(대구 서구), 이해봉(대구 달서을) 의원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