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비키니 시위’ MBC 여기자 “후유증 크다”
‘비키니 1인 시위’에 참여했던 MBC 이보경 기자, 사측의 요구로 경위서
이 기자는 7일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6일 오전 10시쯤 문철호 보도국장에게 전화가 걸려와 7일까지 경위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받았다”며 “6하 원칙에 따라 사실(팩트) 위주로 기사를 작성해 국장에게 직접 사내 인트라넷으로 보냈다”고 말했다.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기자는 “외부 기고나 인터뷰 등은 사전 승낙을 받으라고 했지만 알고 보니 사규에는 그런 조항이 없었다”며 “다만 긴 인터뷰는 가급적 자제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비키니 1인 시위’와 관련한 솔직한 심정도 털어놨다. 그는 “지지의견과 비난 여론이 6대4 정도였고 주변에서 모두들 쫄지말라고 했다”며 “인터넷 등에 올라온 글들을 빠짐없이 읽었는데 지지도 감사했지만 비난 역시 큰 관심을 가져주셨다는 점에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파장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요즘도 밤잠을 자주 깨고 기력이 소진된 것처럼 후유증이 크다”고 덧붙였다.
MBC는 “해당 기자의 징계 여부를 논하기에 앞서 사진이 게재된 경위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어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며 “(징계 여부와 관련) 현재로선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기자도 “(사측의 징계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보경 기자는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비키니를 입고 가슴 부위에 ‘가슴이 쪼그라들도록 나와라 정봉주’라고 쓴 사진을 올렸다. 정봉주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한 여성의 비키니 1인 시위를 패러디해 “저도 나와라 정봉주 하고 있습니다. 마침 직장이 파업 중이라 한가해졌어요. 그래서 노구를 이끌고서리”라고 말했던 것이다. 당시 이 기자는 “비키니녀가 너무 과도하게 비난받고 매도 당하는 것 같아 그가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문제제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MBC 보도국 뉴미디어뉴스부 부장으로 재직 중인 이 기자는 현재 MBC노조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조합원이니까 당연히 파업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지난 6일 트위터에 “트친님들 이보경입니다. 나꼼수가 해온 거, MBC뉴스는 못했던 거 앞으로는 해보자고 저희 후배들이 용을 쓰고 있습니다. 폭풍관심 부탁 드립니다 꾸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인터넷과 트위터에는 이 기자를 지지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블로거 ‘북지기’는 “기자라고 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기사가 아닌 트위터라서 더 그렇다”고 말했다.
블로거 adsiyw는 “비키니 시위도 하나의 시위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분명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구태의연한 성적인 문제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누구나 여러가지 방식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며 이 기자를 응원했다.
또다른 블로거 ‘소나무’는 “여성이자 저널리스트로서 최소한의 개인의 양심에 해당하는 것 마저 공영방송인 MBC 경영진이 재단하려는 것 아니냐”며 사측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