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70주년 2018‘제주 방문의 해’ 출범 선포
원희룡 지사 “‘평화와 인권의 정신’ 세계로 확장시킬 것”
양윤경 회장 “4·3 경험했던 이야기 직접 들을 수 없을지 모른다”
4.3 제70주년을 앞두고 2018 ‘제주 방문의 해’ 선포식이 도청 본관 앞마당에서 개최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5일 오전 10시 내년 4·3 70주년을 ‘제주방문의 해’로 정하고 4·3의 세계화를 위한 본격적인 기념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2018 ‘제주 방문의 해’ 선포식에는 원희룡 도지사를 비롯해 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4·3희생자 유족회 등 500여 명이 함께 참석했다.
또한 이날 선포식에는 도외에서 4.3알리기에 힘쓰고 있는 ‘제주 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대표단 20여명이 함께 참석함으로써 4·3을 화해·평화·인권의 가치로 승화,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가시화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선포식은 우선 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박찬식 운영위원장의 경과보고와 함께 2018 제주 방문의 해 추진 취지 설명이 이뤄졌다.
원희룡 도지사, 신관홍 도의회 의장, 이석문 교육감,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정연순 4·3범국민위원회 상임공동대표,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의 공동선언문을 낭독했다.
이어 4.3의 상징인 동백꽃 우산을 이용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공동선언분에서 “그동안 제주4·3은 4·3특별법 제정, 4·3진상보고서 채택, 대통령의 공식 사과, 4·3희생자 추념일 제정 등 과거사 해결의 모범사례를 만들어왔다”며 “이는 4·3희생자 유족과 제주도민, 시민사회와 중앙정부가 오랜 세월 함께 노력하며 맺은 열매이다. 4·3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는 4·3해결 과정에서 얻은 화해와 상생, 그리고 4·3의 역사적 교훈인 평화와 인권의 정신을 세계로 확장시키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3 70주년을 제주방문의 해로 선언한 이유는 ▲4·3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4·3 국민대토론회 ▲광화문 문화제 등 제주4·3을 공유하기 위한 의미 있는 사업과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제주도정에서도 ‘4·3 70주년 행정지원 TF’ 구성·운영 등 행정력 집중과 제주포럼 4·3세션 확대 운영, 4·3길 조성, 4·3 유적지 복원과 정비사업 등 4·3 정책도 더욱 세심하게 다듬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마희주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상임 공동대표는 “제주 4·3은 당시 제주도민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이나 희생당한 비극적 사건”이라며 “제주만이 아닌 한국현대사의 큰 아픔이다. 그 갇혀있던 굴곡의 역사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 진실의 빛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관홍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제주 4·3 문제 해결 과제들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 100대 과제로 선정됐다”며 “그동안 도의회는 지방의회 출범 이후 제주사회의 현안으로 남아 있는 4.3의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 왔다. 4·3희생자 조사를 비롯하여 국회 청원 등을 통한 4·3특별법 제정 등을 이뤄내는데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소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4·3은 변방의 역사로만 그칠 수는 없다”며 “4·3활동 백서 발간을 통해 역사적 진실을 기록함과 동시에 전국의 지방의회와 연대하고 공유하여 과거의 아픈 역사를 해결하는데 도의회가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감은 “도교육청은 4·3 교육의 중요성을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4·3 교과서 왜곡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해왔다. 내년 70주년을 맞아 교육청 차원의 TF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이제 학교현장에서 4·3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교과서에 어떻게 기술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이미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관광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체험하고, 함께 느낄 수 있는 장소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관광공사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4·3의 역사를 국내 다크투어의 대표적인 곳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2018 제주방문의해를 계기로 지방정부는 물론 민간단체와도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연숙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 상임 공동대표는 “희생자 유족에 대한 배·보상 문제, 수형인에 대한 명예회복문제, 4·3 왜곡을 방지하지 하기 위한 문제 등 과제도 여전하다”며 “각계 각층의 150여개 단체가 모인 제주 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함께 하겠다. 국민들과 손잡고 곳곳에 생채기가 난 제주의 땅을 치유하고 평화의 새로운 봄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양윤경 제주4·3 희생자 유족회 회장은 “이제 우리는 10년 후면 4·3을 경험했던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없을지 모른다. 그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너무나 많다”며 “특히 4·3은 있을 수 없는 국가 권력에 의해 제주도민 3만이 무참히 희생된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이다. 역사의 왜곡이 아니라 역사의 진실이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6만 유족들도 4·3 70주년, 국민들과 함께 곁눈질 하지 않고 화해와 상생을 통해 평화의 길을 곧장 걷어가겠다”며 “아픈 그루터기를 뚫고 뿌리 내리고 있는 생명평화의 길에 전 국민께서 제주 방문을 통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4·3 70주년 2018 ‘제주 방문의 해’ 사업은 평화와 인권 가치 구현, 국민 화합을 통한 사회 통합, 4·3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목표로 사업비 71억7천5백만 원을 들여 추모·위령, 학술, 문화예술, 교류협력, 세대전승 등 5개 분야 100여개의 사업으로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