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렴의 실천은 신뢰로 이어진다

한동훈 제주시 세무과

2017-02-22     영주일보

“공무원들은 믿지를 못하겠다.”

제주시 세무과에서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하며 납세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들 중 하나이다. 과세근거를 하나하나씩 설명해 드리고 법 조항을 보여드려도 무작정 믿지 못하겠다는 납세자들을 하루에도 여러 번 보곤 한다. 물론 세금이라는 것이 반대급부가 없기 때문에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 기분 좋게 찾아올 이는 몇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두 해도 아니고 몇 년이나 납세의 의무를 이행해왔던 납세자들이 유독 요즘 들어 이런 말을 자주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신뢰(信賴, Trust). 한자로는 ‘굳게 믿고 의지함’을 뜻하고, 독일어에서 나온 trust의 어원은 ‘편안함’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는 서로서로가 굳게 믿지 못하고, 의지하지 못해 편안하지가 않다. 우리가 이렇게 불신의 늪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우리사회의 부정부패와 비리들 때문일 것이다. 2016년 9월 28일에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연말에는 “최순실 사태”까지 터져, 온 매체에서는 관련기사가 매일매일 셀 수 없이 보도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국민의 이목은 공직사회의 청렴과 신뢰에 대한 문제로 쏠리고 있다. 청렴하지 못한 사회는 서로 간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이는 국가의 위기로 이어진다. 우리가 수천 년 전의 역사 속에서부터 보아 왔던 여러 사건들은 대다수가 관리들의 비리 때문에 발생했고 이는 국가의 존립까지 위협했다. 지금 우리나라가 이런 상태이다. 지금과 같이 국가가 커다란 위기에 놓인 상태에서 서로 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무엇보다 청렴의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특히 세금을 부과하고 독촉하는 의무를 지닌 세무공무원에게 청렴이라는 덕목은 다른 누구보다도 중요하게 요구된다. 제주시 세무과에서는 매해마다 청렴하고 투명한 세정, 건전재정 확충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청렴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직적 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모든 개개인이 청렴의무교육 이수, 청렴 자가진단,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 서약 등의 활동을 벌이며 끊임없이 청렴의 실천을 습관화하고 있다. 이로써 항상, 납세자들뿐만 아니라 어느 시민을 맞을 때든지 청렴한 공직자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 사회는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