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렴함이 우리의 참 모습입니다!
오동근 제주시 기획예산과
도깨비라는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아이를 재우고 열혈 시청을 하고 있는 아내의 어깨너머로 드라마를 보고 있자니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생급스런 뿌듯함이 나를 찾아왔다.
그 뿌듯함은 무엇 이었을까? 시공을 초월한 사랑에 대한 경외심? 소재의 참신함에 대한 탄성? 그것도 아니면 시대의 트렌드인 공유의 멋스러움을 공유하게 됐다는 자부심? 단연코 아니다. 단지 왜곡되고 변형되었던 도깨비의 이미지가 제 자리를 찾게 되었다는 안도감 이었을 것이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깨비는 전통적인 도깨비와는 사뭇 다르다. 경상도식 표현을 빌자면 가가 가가 아닌 것이다. 일제시대를 지나면서 투박하지만 사람을 닮은 도깨비의 모습은 뿔달린 괴물의 모습으로, 익살스런 성품은 인간에게 재앙을 주는 사악함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도깨비에 대한 이러한 왜곡된 이미지가 성공한 드라마 한편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맞게 되었으니, 그 모습이 무려 공유라니 어찌 뿌듯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허나 그 뿌듯함 뒤에는 “지금 우리의 모습은 우리일까?” 라는 석연치 않은 의문이 뒤따른다. 매의 눈으로 주변을 둘러봐도, 직원들의 일상을 요리조리 해부해 보아도 도무지 청렴하지 않은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을 공무원으로 분류해 놓으면 드라마보다 더 큰 반전이 일어난다.
“청렴도 5등급 중 4등급”, “부정(不淨)의 시한폭탄”, “복지부동의 원산지” 우리를 보는 외부의 시선이 그것이다. 멀쩡한 얼굴에 뿔이나고, 익살스런 장난이 사악한 주술로 뒤바뀐 도깨비의 억울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단순히 억울함일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공직이라는 공공자산이 때로는 개인의 욕심으로, 때로는 술에 대한 미련으로, 때로는 부주의와 나태로 망가진 적이 종종 있었다. 그러한 사실들만 보자면 덧씌워진 뿔도 사악함도 모두 우리의 탓이다.
하지만 그래도 억울하다 진실을 알려야겠다. 우리의 일상에 청렴함이 있다고, 대부분의 시간을 열정과 동거하고, 부정과 부패에 대한 단호함이 있다고 말이다.
방법은 모르겠다. 그래서 신이난다. 명확한 방법을 없으니 다양함을 추구할 수 있지 않겠는가? 더 친절해지고, 더 깊이 고민하고, 더 욕심을 다스리는 것 말고도 방법이 있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봄바람이 인다.
머릿속 봄 바람이 어서 빨리 “시민”의 가슴에 닿아 우리의 진심이, 진심 너머 청렴한 우리의 참 모습이 시민에게 “공유”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