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우근민 지사 "다음 지방선거 기초자치단체장 직선 가능"

2012-01-02     나기자

새해는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정의 성패가 달린 해가 될 것 같다. 제주의 운명을 가를 과제들이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딜레마에 빠진, 제주 최대 현안인 해군기지 건설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신공항, 행정체제개편 논의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2차 종합계획에 제시된 내국인 출입 카지노 등 관광객을 수용할 인프라 시설은 도민 반대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을 확정한데 이어 올해는 세계자연보전총회 등의 세계적인 행사도 치러야 한다. 할 일이 태산이다. 민선5기 우근민 도정은 6월이면 임기 반환점에 이른다. 갈 길은 먼데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다. 우 지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도정 추진에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 지사가 과연 소신껏 제주현안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 신년대담을 통해 짚어보고 전망해 봤다.

-우근민 도정 출범 2년째다. 새해 구상은

“지난해 도민과 함께 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구제역 위기를 잘 극복했고, 도민과 힘을 모아 세계7대 자연경관에도 선정됐다. 수출기업과 품목도 늘어나고, 외국인관광객은 사상 처음 100만명을 돌파했다. 30~40대 젊은층도 제주로 많이 전입하고 있다. 캐피탈차량 온라인등록사업 유치 등을 통해 연간 900억~1500억원 정도 세수 증대도 이뤄냈다. 이와 같은 제주의 가치와 변화의 흐름을 잘 활용한다면 새해는 제주가 대도약하는 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제주는 경제와 산업분야에서 수출, 외국인관광객, 청정 농수축산업, 새로운 성장동력인 해상풍력발전사업 등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목표로 정한 수출 4억5000만 달러, 외국인관광객 150만명 유치 등을 달성해 세계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성장의 열매가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부터 먼저 골고루 나눠지도록 촘촘한 복지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도 더욱 힘쓰겠다.”

- 관광개발과 관련 카지노 도입 등이 제주도종합개발계획에 포함되는 등 다시 한 번 논란이 될 것 같다. 도지사의 입장은

“민선5기 도정은 출범 직후 내국인 카지노 도입논의 보류를 제안했다. 그 이유는 경제적, 재정적 이익이 상당하지만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이러한 원칙에 큰 변화는 없다. 내국인 카지노는 무엇보다 도민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사안이다. 당장 논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최근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에서는 현재 25%대인 제주재정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세원발굴 차원에서 내국인 카지노 도입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강원랜드는 연간 3000억원의 재정수입 가운데 50%를 의무적으로 사회복지와 교육예산에 편성하고 있다. 전문가나 도민사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열매를 맺기 위한 초기 투자금 즉 ‘시드머니’ 개념 차원에서 도입논의를 하는 것은 내국인 카지노의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판단을 도울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주관광은 내국인1000만명 시대,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맞고 있다 앞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7대경관 선정 등으로 더 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주국제공항은 포화상태로 신공항 건설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도민사회에서는 현재의 공항을 바다로 매립해 늘리는 방안도 이야기하고 있다 도지사의 이에 대한 구상은

“제주 신공항 건설은 제주미래성장을 위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 지금도 제주에 오고 싶어도 비행기가 없어서, 방이 없어서 못 오는 관광객이 많다. 국가계획에서는 제주공항의 포화시점이 2025년인데, 제주도에서 별도 발주한 국토연구원 연구결과 2019년이면 한계점에 도달할 전망이다.

또 1년 후에는 제주관광객 1000만 시대가 될 정도로 제주발전속도와 항공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공항개발 소요기간이 10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제주 신공항이 가시화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기존공항 확장이냐, 별도의 신공항이냐 하는 최종 결정은 정부에 있다. 제주도는 정부가 제주의 환경변화와 미래발전을 충분히 반영해서 신공항 사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결정이 하루빨리 이뤄지도록 협조체계를 강화하는데 우선 집중할 것이다.”

-제주도행정체제개편은 도지사의 공약사항이다. 정말 도입되는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주민직선 기초자치단체를 폐지한 제주특별자치체제는 도민사회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주민의 삶과 직결된 세밀한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고 풀뿌리 현장행정을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체제는 만들어달라는 것이 도민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중이다.

제가 당초 제안했던 행정시장 주민직선제는 하나의 방안일 뿐이다. 더 좋은 방안을 만들기 위해 중립적인 행정체제개편위원회를 통해 최적의 모형에 대한 연구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도출과정을 통해 도민 공감대와 적극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마련되면 전적으로 따르겠다. 로드맵대로 된다면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기초자치단체장을 주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제주도의 최대 현안은 역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건설이다. 이 문제는 15만t급 크루즈 선박의 입출항 문제로 아직 해군과 해결을 못보고 있다 어떻게 풀 것인가

“민선5기 제주도정은 합리적인 윈윈해법으로 민군복합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왔다. 현재로선 일각에서 계속 문제를 제기해왔던 해군의 일방적 사업추진의 문제를 먼저 푸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우선 강정마을 조건부 수용프로그램 수용 및 진행, 중앙정부의 지원 가시화 노력, 6인 회동 및 해군기지 단일 주제 도의회 임시회 개최, 15만t급 크루즈 선박 입출항 등의 가능여부에 대한 정부의 검토 요청, 국방부와의 민항시설 검증관련 실무협의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15만t급 크루즈 선박의 자유로운 입출항과 이에 대한 검증은 정부의 정책적 약속이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확실한 민항기능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과 2012년 우선사업 및 지역발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정부와 제주도, 강정마을주민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제주도는 민군복합항 사업의 정상적 추진을 위해 강정주민을 비롯한 제주도민의 동의를 구하는데 앞장설 준비가 되어 있다.”

-제주-세계7대자연경관선정을 축하한다. 아직 선정 절차가 남아있고 전화요금 미납 등이 베일에 가려져 이에 대한 세간의 의혹이 일고 있다. 도지사의 명쾌하고 보다 구체적인 답변이 다시 한번 요구된다.

“의혹이랄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제주도는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과 관련해 주관재단인 뉴세븐원더스에서 제시한 룰에 의해 투표를 했다. 선정과정과 선정자격 논란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음을 밝힌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이 2007년 주관해 진행된 ‘신7대 불가사의’에 만리장성이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만리장성에 인증 동판을 세우기도 했다. 7대경관 선정으로 제주가 70억 세계인의 보물섬으로 거듭난 것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7대경관 투표를 위해 사용된 행정전화요금은 자동적으로 납부되고 있다. 최종적으로 행정전화 이용고지서가 접수되면 행정전화 사용내역에 대해 도의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제주를 아끼는 마음으로 투표에 참여해준 도민과 국민, 그리고 전 세계인들의 자존심과 명예는 반드시 지켜질 것이다.”

-9월 개최되는 WCC 준비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대회 전망을 말씀해 달라

“9월 6일부터 열흘간 개최되는 세계자연보전총회는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 달성과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결과를 바탕으로 제주의 환경가치를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성공적인 환경올림픽으로 치러내겠다. 총회준비를 위해 950억원 정도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제주총회를 환경친화적으로 치르기 위해 전기자동차 및 전기버스 운행, 총회장의 친환경인증시스템 취득, 생태문화탐방 프로그램, 세계유기농 음식축제 등 300여개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특히 주요 프로그램을 제주지역 11개 장소에서 분산 개최해 제주의 다양한 환경과 선진화된 보전시책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생태해설사는 전문직업화할 수 있도록 연초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500여 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별도로 제주환경리더스 포럼 창립, 제주선언문 채택, 세계환경대학원 추진 등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추진하게 된다.”

-새해를 맞아 도민들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새해는 세계자연보전총회, 제주포럼, 대탐라전, 제주주재 중국총영사관 설치, FTA 대응 등 준비를 잘해야 할 일들이 많다. 도정운영의 핵심가치인 도민중심, 도민의 행복을 실현하는데 도민의 심부름꾼이 되어 더욱 열심히 일을 해나갈 각오다. 도민 여러분도 화합과 포용으로 희망찬 새해를 만들어주실 것을 기대한다.”/[뉴시스 강정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