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 제2공항 온평리 간담회 변명으로 일관”

시민단체들 “원희룡 도지사는 누구를 위한 도백인가”
“온평리의 지난 1년은 분노와 절망의 시간이었을 것”

2017-01-16     양대영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5일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를 찾아 주민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개최한 것과 관련,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주민 생존권은 무시하고, 제2공항 건설 강행을 위해 변명으로 일관한 도지사는 누구를 위한 도백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제주도내 1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간담회 자리에서 마을주민들에게 사과부터 했어야 했지만 원희룡지사는 어쩔 수 없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혹평했다.

도민행동은 “이는 전날(15일) 국토부와 원희룡지사가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 마을인 온평리를 찾은 건 제2공항 확정 후 1년 만에 방문한 것이었다”며 “하지만 1년 만의 방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과의 소통은커녕 일방적인 설명회 자리에 그쳐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2공항 예정부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온평리는 제2공항의 핵심 당사자이다. 마을의 집과 밭뿐 아니라 역사와 추억까지 묻고 탯줄을 끊어 마을을 떠나야 하는 이들에게 지난 1년은 분노와 절망의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도민행동은 “주민들에게 한마디 상의 없이 온평리를 제2공항 예정부지에 포함시키고 1년 만에야 방문하는 자리에서 원희룡지사는 제2공항이 국토부에서 진행하는 국책사업이며, 25년 제주도의 숙원사업이라며 방패막을 치고 자기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며 “하지만 관광객을 더 받기 위해 이 땅의 주인까지 쫓아내는 것이 제주도의 숙원사업일 수는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도지사도 어쩔 수 없다는 논리는 정말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며 “주민들도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논리 아닌가?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상기해야 할 것은 제2공항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근본적 질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현재의 관광객으로도 과부하가 걸려 온갖 환경문제․교통문제․자원고갈 문제․사회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제2공항을 건설해서 2천만이 넘는 관광객을 받으면 과연 제주도민은 행복해질까? 더욱이 수천 명의 주민의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새로운 공항을 지어야 되는 것인가? 이 조그만 섬에 과연 2개의 공항이 필요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도민행동은 “이 근본적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서 주민들과 대화하겠다는 것은 강행 추진을 위한 명분 쌓기일 뿐”이라며 “원희룡 지사와 국토부는 이제야 1년 만에 주민들 앞에 나타나 국책사업이라는 변명을 하다 2020년에 제2공항을 착공할 예정이라는 공표를 하고 떠나 버렸다‘고 성토했다.

이어 “온평리는 제주도 건국신화가 깃든 마을이다. 이러한 유서 깊은 지역에 관광객을 더 받기 위해서 제2공항을 만들어야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이 땅의 주인들에게 떠나라는 것이 지금 제주도당국과 국토부의 입장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며 “결국 이러한 묻지마 강행은 극심한 갈등으로 치달을 것이고 제2의 강정, 제2의 나리타공항 사태로 이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원 지사는 주민들에게 일방적 강요와 변명이 아닌 진정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도지사는 결국 도민들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

곶자왈사람들, 민주수호제주연대, 서귀포시민연대,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전교조제주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제주지역본부,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여민회,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가나다순, 총 15개 시민사회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