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친절은 행동입니다.
현수진 서귀포시 동홍동주민센터
동홍동주민센터에 근무하면서 매일 민원인들을 만나다 보니 “친절”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언제나 친절하게 민원인을 응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언성을 높이는 민원인이 없을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친절일까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런 나에게 친절이 무엇인지 느끼게 하는 일이 있었다.
태풍 내습 시 지역자율방재단원이 예찰활동을 펼치던 중 핸드폰을 습득하여 동 주민센터로 가져다준 적이 있다. 핸드폰은 배터리가 방전되어 꺼져 있던 터라 전화를 해볼 수도 없었다. 핸드폰 주인이 핸드폰을 찾을 생각에 조바심이 나 저녁 10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지역 지구대로 전화를 걸었다. 늦은 시간이라 지구대에서도 저어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나의 이런 걱정과는 달리 지구대에서는 지금이라도 가져오면 된다고 했다. 그 말에 사실 나는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다음날 핸드폰을 주인에게 전달했다는 문자를 받고 그 감동은 더욱 진해졌다. 시민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친절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친절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입장이 아니라 민원인의 입장, 직장 동료의 입장, 부모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역지사지의 정신과 함께 친절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직자로서의 전문성이라고 생각한다. 한번은 서류 공증을 위해 법무법인 사무실을 찾은 적이 있다. 사전에 전화로 필요한 서류를 문의한 후 갖추고 갔다고 생각했는데 미처 안내받지 못한 서류가 있었다. 결국 나는 법무법인 사무실을 다시 방문해야 했고, 이 때의 경험은 나에게 불친절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민원인에게 친절해지려면 민원인이 원하는 바를 해결해줘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공직자로서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동유럽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갔을 때 횡단보도 앞에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멈추는 차들을 보며 감탄했었다. 나도 돌아가면 횡단보도에서는 무조건 멈추고 보행자가 지나가길 기다리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마음만 있고 언제나 행동은 힘들다.
친절에 대해서 이렇게 구구절절 말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친절해 지는 방법을 이미 모두 알고 있다. 모두 알고 있지만 언제나 행동이 제일 어렵다. 알고 있는 그것을 지금 실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친절이다.